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 씨 / 사진=연합DB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 씨 / 사진=연합DB
위작 논란 '미인도' 소송 준비…"친생자 소송, 유산 때문 아냐"

천경자 화백의 차녀 김정희 미국 메릴랜드주 몽고메리대 교수는 친생자 확인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미인도' 위작 논란과 관련해 "자식된 도리로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 싶기 때문"이라고 22일 말했다.

미국 거주중인 김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간 어머니와의 관계는 이미 다 알려져있어 특별히 증명할 필요가 없었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을 상대로 정식 소송을 준비하다 보니 유족으로서 법적 기반을 마련하려면 친생자 소송이 먼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친자확인 소송이 유산 다툼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선 "친생자 소송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그것을 생각할 것 같아 한참 망설였다"며 "절대로 그것 때문에 하는 소송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김 교수와 남편인 문범강 조지타운대 교수 측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위작이었음을 시인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사자 명예훼손과 저작권 위반에 대해 수사를 의뢰하고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위작의 포스터를 제작해 취한 부당이득 반환청구 등 민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지난 연말 밝힌 바 있다.

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위작 논란이 벌어졌을 당시 어머니는 관이나 권력에 대항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국가가 나서 한 개인을 인격적으로 모독하고 명예를 말살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했는데, 사망 후에도 이런 행태가 지속돼 사실이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머니가 그 일로 고통받으셨고 자식 입장에서도 바로 잡고 싶다"며 "힘없는 예술가나, 또 다른 누군가가 그런 일을 겪을 수도 있으니 개인으로서 좀 불편하더라도 이렇게 하는 것이 조금 더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길인 것 같아 오랜 고민 끝에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친생자관계존재 확인 소송을 천 화백의 장녀 이혜선 씨와 의논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j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