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베수의는 일제 잔재…전통 비단으로 복원
단국대 전통복식연구소는 다음달 6일까지 서울 대학로 상명아트홀에서 전통수의 특별전 ‘땅으로 시집가는 날’을 연다. 연구소는 일제의 잔재인 ‘삼베수의’ 대신 ‘비단수의’(사진)를 복원하자는 뜻에서 수천 점의 무덤 출토 복식을 정밀하게 분석해 신형 비단수의를 제작, 52종 100여점을 전시한다.

최연우 단국대 대학원 전통의상학과 교수는 “1934년 일제가 ‘의례준칙’을 규정해 비단수의를 금지하고 포목(布木·삼베와 무명)으로 수의를 마련하게 했다”며 “일제강점기에 등장한 삼베수의를 사람들이 전통수의인 줄 알고, 중국산 삼베가 비싼 값에 유통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 전통수의 복원에 나섰다”고 말했다.

국조오례의에 따르면 삼베수의는 비단수의를 마련할 여건이 되지 않는 일부 가난한 백성들이 썼을 뿐 원칙적으로는 금기시됐다. 삼베는 주로 고인의 가족과 친척이 입는 상복 소재였다. 최 교수는 “거친 삼베는 가난을 나타내는 동시에 유가족이 죄인이라는 뜻으로 입었던 수의(囚衣)라는 뜻을 담고 있었기에 상복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유족들이 차는 완장과 리본, 일본 왕실을 상징하는 국화로 치장한 영좌(靈座) 장식과 조화도 일제 잔재라는 게 최 교수의 설명이다. 전시는 3월11일부터 4월8일까지 단국대 석주선기념박물관에서 이어진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