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식물 연구로 세상을 바꾼 사람들
소련의 농업 정책을 지휘한 식물학자 니콜라이 이바노비치 바빌로프는 식량 생산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슈퍼식물’을 내놓을 계획에 착수했다. 세계 각국에 파견단을 보내 다양한 작물의 주요 품종을 수집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거대한 지하 벙커에 야생식물 과 5만여종, 곡물 3만여종의 씨앗을 보관했다. 세계 최초의 씨앗은행인 그 보관소는 종자 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오늘날 더 빛을 발한다.

《식물을 미치도록 사랑한 남자들》은 식물을 사랑하면서 세상을 조금씩 바꾼 인물들의 삶을 소개한다. 미국에서 땅콩 농업 혁명을 일으킨 흑인 식물학자 조지 워싱턴 카버, 꽃가루 알레르기를 발견한 찰스 해리슨 블랙클리, 식물을 최초로 해부한 마르첼로 말피기 등이다. 식물의 나이를 처음 추적한 레오나르도 다 빈치, 식물학을 대중화한 사상가 장 자크 루소 등 위인들이 식물학에 기여한 부분도 포착했다. (스테파노 만쿠소 지음, 김현주 옮김, 푸른지식, 248쪽, 1만4500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