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이 올해 주제별 연구 성과를 모아 다양한 특별·테마 전시를 연다. 다음달에는 박물관 보존과학 40주년을 맞아 현대 과학기술로 되살려낸 우리 문화재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하는 특별전 ‘보존과학, 우리 문화재를 지키다’를, 7월에는 전남 신안 해저유물 발굴 40주년을 맞아 해저문화재의 역사적 의미를 규명하는 ‘발굴 40주년 기념 신안해저문화재’전이 열린다. 활자, 도자 제기(祭器), 괘불, 중국 공예품 등 테마 전시도 열린다.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6년 전시 계획을 발표했다.

김 관장은 “40년 전에는 보존과학 담당 직원이 1명 뿐이었는데 이제는 30여명의 전문인력들이 활동하고 있다”며 “이번 특별전은 기마 인물형 토기, 황남대총 봉수형 유리병 등 발굴 당시 손상이 심했지만 보존과학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유물을 다시 살펴보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존과학, 우리 문화재를 지키다’전은 재료와 제작 기술, 복원과정 등 문화재 보존과학 전반을 설명하는 자리다. 백제 금동관(국보 제295호) 등 유물 50여점이 전시된다. 9월에 열리는 특별전 ‘도시와 미술-조선 후기에서 근대까지’는 17세기 이후 성장한 ‘도시문화’를 배경으로 한국 미술을 감상, 제작, 유통 등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한다.

박물관 간 국제 교류도 눈에 띈다. 11월에 개최되는 ‘아프카니스탄 황금전’은 아프카니스탄 카불국립박물관 소장품 전시로, 신라 금관에 비견되는 틸리야 테페 금관을 비롯해 금관, 청동기 유물 등 200여점이 전시된다. 12월에는 미국 브루클린박물관이 20세기 초부터 수집한 이집트 유물을 소개하는 ‘이집트 보물전’이 열린다. 사람과 동물 미라, 관, 석물, 보석이 전시돼 고대 이집트의 신앙, 신화, 제의를 살펴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도 해외에서 외국 관람객들을 맞는다. 한·불 상호교류의 해를 기념해 오는 4월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흙, 불, 혼-한국도자명품전’이 열리며 7월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에서 같은 주제로 전시가 개최된다. 청자구룡형주자(국보 제96호) 등 도자 유물 300여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국 국가박물관에서는 9월에 ‘한·중·일 회화전’이 열린다. 올해 열리는 3국 국립박물관장 회의의 연계 사업으로 각국을 대표하는 문인화, 풍속화, 불교회화 등이 전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김홍도의 ‘평생도’ 등 60여점을 출품한다.

김 관장은 “이제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국 유명 박물관을 롤모델로 삼아 발전하던 시기를 지났다”며 “앞으로 국가 경제 수준에 맞는 박물관 위상을 갖춰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