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재능의 씨앗은 누구나 갖고 있다…창의적 사고로 남과 다른 존재 돼라
‘프라다’의 창시자 미우치아 프라다가 공산주의자이자 여성 해방론자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는 밀라노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딴 뒤 공산당 당원이 됐고, 여성 인권을 수호하는 활동가로 일했다. 5년간 극장에서 무언극을 공부하기도 했다. 자본주의 상징인 ‘명품’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력이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이상에 비해 의류사업이 보잘것없고 경박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패션은 일상에서 가장 단순하게 자유와 해방감을 표현하는 방식이란 철학을 갖게 됐다. 이처럼 프라다의 인생 경험은 그의 패션철학에 큰 영향을 미쳤고, 프라다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반열에 올랐다.

‘예술계의 하버드’라 불리는 영국 센트럴세인트마틴대의 로드 주드킨스 교수는 프라다의 사례를 통해 ‘타고난 디자이너는 없다’고 말한다. 재능을 타고난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대부분 자신의 꿈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그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시행착오가 성공의 자양분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돼라》에서 시대와 분야를 넘나들며 활약한 ‘대체 불가능한 존재’의 열정과 노력, 그들만의 사고법을 소개한다.

수많은 예술가의 성공 비결은 남을 따라가는 대신 자신이 지닌 것에서 동력을 찾았다는 데 있다. 1920년대 코코 샤넬은 발랄하면서도 우아한 평상복 스타일을 유행시켰다. 여성들이 멋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할 때 ‘고급품일수록 편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그는 늘 “대체할 수 없는 귀중한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항상 남과 달라야 한다”며 자신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슨 가족’을 그린 미국 만화가 맷 그레이닝은 암기과목에는 영 소질이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다. 대신 그는 수업시간마다 그림을 그렸다. 뛰어난 실력은 아니었지만 이야기와 웃음 코드를 더하자 그림은 더 흥미진진해졌다.

때로는 불행한 삶도 자산이 된다.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는 여섯 살 때 소아마비에 걸렸고,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아이를 세 번이나 유산했다. 민중벽화의 거장 디에고 리베라와의 결혼생활은 불행했고, 질병으로 다리를 절단하는 시련도 겪었다. 그는 자신의 다사다난한 삶을 예술 소재로 적극 활용했다. 예술을 통해 자신의 인생을 상세히 기록했고, 희생자로만 남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드러나는 작품으로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책을 추천한 박진숙 교보문고 잠실점 전문서적파트 대리는 “‘대체 불가능한 존재’로 살아온 이들의 삶을 통해 창조적 사고는 특정한 사람만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일깨우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