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
나라를 잃고 유랑하는 타타르 왕자 칼라프는 신분을 감춘 채 중국 공주 투란도트에게 구혼한다. 어려운 수수께끼 세 개를 풀어야 하고, 하나라도 틀리면 참수된다는 조건이다. 더 이상 떨어질 곳 없이 절박한 칼라프는 그간의 공부와 행운을 믿고 도전해 관문을 통과한다. 그런데도 상대가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자 다음날까지 자기 이름을 알아맞히면 기꺼이 목을 내놓겠다고 역제안한다.

그날 새벽 부르는 테너 아리아가 그 유명한 ‘아무도 잠들지 말라(Nessun dorma)’다. 공주의 포고령으로 베이징 전체가 밤새워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자 하지만 곧 승리가 다가오리라 믿는 여유까지 담겨 있다. 그러나 칼라프도 그다음에 닥쳐올 또 한 번의 위기는 감지하지 못한다. 늘 자신감을 갖되 몰랐던 문제까지 대비하면서 한 해를 보내야 한다는 교훈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