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기택·함돈균·이원 심사위원.
왼쪽부터 김기택·함돈균·이원 심사위원.
2016 한경 청년신춘문예를 심사해 보니, 신춘문예로는 늦깎이지만 ‘청년’ 신인 문인의 등단에 초점을 맞춘 특성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늘어난 응모량도 그렇지만, 전년보다 젊은 감각을 지닌 언어들이 대폭 늘어난 것은 청년신춘문예의 앞날을 위해 고무적인 일이다.

‘달숲 공방’ 외 4편을 투고한 장우석 씨는 문장을 운용하는 단정한 품새가 돋보였다. 다만 물 흐르듯 논리적인 문장 흐름을 시적으로 전환시키는 문장의 분절, 사유의 모험이 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내던져지다’ 외 4편을 투고한 김형주 씨는 일상적 풍경을 반성적으로 포착하는 직관력이 눈에 띈다. 그러나 풍경이 직관적으로 ‘포착’된 뒤에 좀 더 적극적인 해석을 통해 시적으로 되새김질되지 못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수생식물로 돌아가는 밤’ 외 4편을 퇴고한 최민서 씨는 내면적 상처를 일상 풍경의 ‘환상적’ 가공을 통해 변형시키려는 시도들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시가 되려면 말의 시적 변용 이전에, 사유의 시적 변용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본다면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당선작인 ‘므두셀라’ 외 4편을 투고한 이서하 씨는 당선작 ‘므두셀라’에서 보듯이 몸이 기억하는 상처를 ‘우주적 명랑함’으로 전환하는 위트와 자기 긍정성이 주목할 만하다. 삶에 대한 근거 없는 ‘낙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청년다운 문학적 ‘낙천성’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하고 싶다. 당선자에게는 축하의 말을, 모든 응모자에게는 격려와 위로와 응원의 말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