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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 조승우·소리꾼 배수지…올 연말 관객들 '행복한 고민'

연말연시는 공연계 최고의 성수기다. 평소 공연을 보지 않던 관객들도 송년회, 가족모임, 기념일, 방학 등 다양한 이유로 공연장을 찾는다. 가장 인기 있는 장르는 누구나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뮤지컬이다. 미국식 쇼의 진수를 보여주는 ‘시카고’,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레 미제라블’, 12년 만에 베르테르 역으로 돌아온 조승우를 만날 수 있는 ‘베르테르’, 창작 뮤지컬의 새 역사를 쓴 ‘프랑켄슈타인’까지.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다채로운 뮤지컬 공연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뮤지컬 한편을 관람하는 것은 어떨까. 인기 공연은 금방 매진될 수 있으니 이른 예약은 필수다.

공연

○세계 4대 뮤지컬 ‘레 미제라블’


‘레미제라블’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 원작이다. ‘캣츠’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힌다. ‘On My Own’ ‘I Dream a Dream’ 등 아름다운 넘버(삽입곡)들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2012년 라이선스 한국어 공연을 처음 선보였고 당시 1년간 약 4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오는 28일 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된다. 초연 때 장발장 역을 혼자 소화했던 정성화와 함께 올해 일본 도호 프로덕션에서 장발장을 연기한 양준모가 번갈아 무대에 선다.

○국내 초연 오페라 ‘안나 볼레나’

벨칸토 오페라 시대의 거장 가에타노 도니제티의 오페라 ‘안나 볼레나’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볼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이강호 단장이 이끄는 라벨라오페라단이 오는 27~29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이 작품을 초연한다. 튜터 가의 군주였던 헨리 8세와 비극적 운명을 맞이한 그의 두 번째 아내인 시녀 출신 앤 볼린의 이야기를 다룬 오페라다. ‘안나 볼레나’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830년 초연됐으며 도니제티의 명성을 드높인 수작으로 꼽힌다.

○국립국악관현악단 ‘마스터피스’

창단 20주년을 맞이한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지난 여정을 돌아보는 연주회다. 오는 26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한국 국악관현악 주요 작품 중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각 시기의 음악적 특색을 보여주는 다섯 곡을 선보인다. ‘아리랑 환상곡’, ‘소나무’, ‘신내림’, ‘김일구류 아생산조 협주곡’, ‘봄’이 연주된다. 지휘를 배운 스승 윤이상에게 “동양의 철학을 바탕으로 대담하면서도 섬세한 표현력이 있다”고 평가받은 울산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김홍재가 지휘를 맡는다.

전시

○천경자 화백의 ‘아름다운 사람’


지난 8월 작고한 천경자 화백(1924~2015)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서울 부암동에 있는 서울미술관이 내년 3월20일까지 여는 기획전 ‘美人 미인-아름다운 사람’이다. 전시장에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여인의 얼굴을 드라마틱하게 잡아낸 작품 8점이 걸렸다.

고독에 쌓인 한 여인의 침묵을 담아낸 1974년작 ‘고(孤)’는 머리에 화려한 꽃 장식을 한 여인을 화려한 색채로 잡아낸 수작이다. 여인의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물결처럼 번진다. 고독함을 잊고자 애써 웃음 짓는 천 화백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작가가 자신의 초상화처럼 생각했다는 1989년작 ‘청혼’도 관람객을 반긴다. 아름답게 치장했지만 내면에는 고독과 슬픔을 간직한 것처럼 보이는 여인의 모습에서 쓸쓸한 비장미가 느껴진다. 천 화백 작품 중 2009년 12억원에 낙찰된 작품 ‘초원Ⅱ’(1978), 한 여인의 주변을 꽃으로 장식한 ‘청춘’(1973), 정면을 응시한 ‘테레사 수녀’(1977) 등에서는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욕망과 이국에 대한 동경 등이 복합적으로 다가온다. 천 화백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 벽에는 고인의 명복을 빈다는 문구가 더해졌다. (02)395-0100

영화

○조선 최초 여류소리꾼 이야기 ‘도리화가’


조선 최초의 판소리학당 동리정사의 수장 신재효 앞에 소리가 하고 싶다는 소녀 진채선이 나타난다. 그러나 신재효는 여자는 소리를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채선의 청을 단호히 거절하지만, 채선은 남장을 불사하며 동리정사에 들어간다. 신재효는 흥선대원군이 개최하는 소리꾼 경연 ‘낙성연’에 내보내기 위해 채선을 제자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채선이 여자임이 발각되면 모두가 죽음을 면치 못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신재효는 채선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가르친다. 류승룡, 배수지 주연.

김경갑/유재혁/김보영/고재연/선한결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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