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유람선과 수륙양용버스가 정박하는 종합선착장과 대형 복합문화시설이 들어서는 인공섬이 조성된다. 올 연말 63빌딩에 들어서는 한화 면세점과 노량진 수산시장 정비사업 등과 연계해 여의도 일대를 대규모 문화관광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30여년 만에 한강을 대대적으로 종합개발하겠다는 정부의 당초 계획이 서울시와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대폭 후퇴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강 관광 활성화] 여의도에 선착장·복합문화시설 조성…한강 '관광 허브' 만든다
○여의도에 ‘제2의 세빛섬’ 조성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문화체육관광부 환경부 등 중앙부처와 서울시는 ‘한강 자연성 회복 및 관광자원화 추진방안’을 24일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지난해 8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6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한강과 인근 지역을 관광자원화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같은 해 9월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한강 개발을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한 뒤 1년여 만에 나온 대책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한강 권역을 △마곡~상암 △합정~당산 △여의도~이촌 △반포~한남 △압구정~성수 △영동~잠실~뚝섬 △풍납~암사~광진 등 7개 권역으로 나눴다. 한강 권역 중 접근성과 유동인구, 향후 개발 계획 등을 고려하면 여의도가 최적의 개발 장소라는 것이 정부와 서울시의 설명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내년부터 2018년까지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인근 한강 둔치에 부두형 수상데크인 피어데크와 통합선착장, 한류문화 전시공간 및 각종 상점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는 ‘여의마루’(가칭)를 조성할 계획이다. 피어데크·통합선착장은 700t급 선박까지 정박이 가능하며 버스, 공항리무진, 수륙양용버스, 지하철, 고속페리로 환승할 수 있다. 반포 세빛섬처럼 한강에 데크를 설치해 인공섬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올림픽대로와 샛강으로 단절된 노량진과 여의도 간 보행교도 건설한다. 이를 통해 여의도 일대를 홍대·합정, 노량진 수산시장 등 주변 명소와 연계한 관광 허브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여의나루역 상부 여의서로변에는 대중문화 콘텐츠 전시장과 영상·음악을 창작할 수 있는 스튜디오, 이벤트홀, 기념품 가게를 갖춘 한류 복합문화시설 ‘이음’이 들어선다.

○반쪽짜리 한강 관광자원화 계획

정부는 당초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진행한 한강 개발 이후 30여년 만에 한강을 세계적인 관광·휴양 명소로 조성할 계획을 세웠다. 한강을 7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별 맞춤형 개발 계획을 발표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었다. 하지만 1년여간의 논의 과정을 거쳐 발표한 개발 계획은 여의도 일대에만 국한됐다.

정부는 ‘관광 자원화’에 중점을 둔 반면 서울시는 ‘생태복원’을 강조하면서 양측의 협상은 진통을 겪었다. 환경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서울시 산하 한강시민위원회가 정부의 방침에 강력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한강시민위원회의 반대로 정부 의견이 상당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정부는 우선 여의도 일대를 개발한 뒤 다른 권역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막판에 방침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3년 서울시가 공식 발표했던 여의샛강 습지 및 생태숲 조성, 자연호안 건설 등도 이번 계획에 대부분 반영됐다.

정부와 서울시는 여의도 개발을 위해 2017년까지 국·시비 2519억원과 민자 1462억원 등 3981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 중 생태복원에 쓰이는 돈은 988억원이다. 시 고위 관계자는 “생태복원을 위해 국비 지원을 받아낸 것만 해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강경민/이승우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