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스테이] 보석처럼 빛나는 비단강에서…세월과 추억 낚으세요
로버트 레드퍼드 감독의 1992년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면 열 중 아홉은 반짝거리는 강에서 폴 맥클레인(브래드 피트)이 낚싯대를 드리우는 모습을 꼽을 것이다. 역광을 받아 반짝거리는 강물은 보석 이상으로 아름답게 빛난다.

충북 영동의 비단강숲마을에서도 영화 못지않은 절경을 만날 수 있다. 마을 앞을 흐르는 금강 상류는 예부터 비단강으로 불렸다. 풍경은 물론 수질도 좋아 다슬기, 쏘가리 등 1급수에서나 서식하는 생물들이 풍부하다. 폴 맥클레인처럼 낚싯대를 던지는 강태공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팜스테이] 보석처럼 빛나는 비단강에서…세월과 추억 낚으세요
마을에선 비단강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수심이 얕고 유속이 느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뗏목 체험이 유명하다. 비단강 위에서 대나무를 엮어 만든 뗏목을 타는 이색 체험이다. 맨손으로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간 뒤에 달빛을 찾아 나온 다슬기를 잡는 경험은 어느 곳에서도 쉽사리 하기 어려울 것이다. 겨울철에는 썰매 타기, 얼음 깨고 물고기 잡기 등도 할 수 있다.

일교차가 크고 일조량이 많아 포도, 사과, 복숭아, 수박 등을 재배하고 있다. 여름철에는 포도를 직접 따볼 수 있고 수확한 포도로 잼을 만들어볼 수 있다. 물이 좋아 장맛도 유명하다. 잘 띄운 메주로 만든 간장, 된장, 청국장을 이용해 푸짐하게 한 상 차려낸 ‘비단강 엄마밥’은 어릴 적 외갓집에서 맛본 시골밥상 그대로다. 다슬기 국밥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양산팔경 가운데 1경으로 꼽히는 천태산 영국사가 가깝다. 고려시대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하기 위해 찾았던 사찰이다. 그밖에도 양산팔경 5·6경인 봉황대, 함벽정이 마을 안에 있다. 송호송림에선 소나무 그늘에 앉아 시원한 강바람을 느껴볼 수도 있다.

마을 내 숙박시설로는 목조 펜션과 청기와 지붕의 한옥 체험관, 옛 주막거리 모습을 재현한 초가집 등이 있다. 비수기와 성수기 관계없이 숙박료는 하루에 10만원 선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bidangang.invil.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