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村 문래동, 예술인 창작마을 되다
쇠 깎는 소리가 들리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은 수십년 된 가정집이 공장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1960년대풍의 낡은 공장이 밀집한 문래동에는 금속가공 장인 1300여명이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예술인이 몰려있는 예술창작촌이기도 하다. 서울예술재단 소속 문래예술공장의 이현아 총괄매니저는 “문래동에는 회화 설치미술 연극 음악 행위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약 250명의 작가가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술인이 문래동에 모여들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이다. 이곳에 있던 공장들이 떠나면서 빈 공간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예술인이 많은 홍익대 앞과 가깝고, 지하철 1·2호선이 지나가 교통이 편리하며, 임차료도 쌌기 때문이다.

문래동에서 금속가공업을 하는 대영기업의 박동주 사장은 “문래예술공장이 문래동 1가에 들어선 2010년 이후 예술가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그 덕분에 칙칙한 분위기가 밝아지고 젊은이들이 몰려 생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예술인들도 문래동의 독특한 풍경에 끌려 이 지역을 많이 찾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영국의 사이먼 휘트햄과 호주의 제러미 나이덱이 공연 준비와 강연을 위해 문래동에 오기도 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