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지 초심지 가위·강진 청동보살좌상 등도 지정

백제사를 증언하는 중요한 금석문 중 하나인 부여 사택지적비가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은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들인 사택지적비와 경주 월지 초심지 가위를 비롯한 국유 및 민간 소유 문화재 8건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사택지적비(砂宅智積碑)는 백제 의자왕 시대 인물로서 대좌평(大佐平)이라는 최고위 관직을 역임한 사택지적이란 사람이 은퇴 후 절을 세운 일을 기념해 제작한 비(碑)로, 백제인이 제작한 현존 유일한 비석(碑石) 형태의 유물이다.

이 비는 백제 후기 권력층의 삶과 사상, 백제 관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매우 귀중한 자료로 꼽히며, 더구나 격조 있는 문체와 서법은 백제의 높은 수준 문화를 잘 보여준다고 평가된다.

이런 가치로 미뤄 보면 사택지적비는 진작에 국보 혹은 보물로 지정되어야 했지만, 박물관이 소장 중인 국유물로 상대적으로 훼손 우려가 적고, 일단 국가지정 문화재가 되면 활용에 제약이 따른다는 등의 이유로 문화재 지정이 미뤄졌었다.

함께 보물 목록에 올릴 경주 월지 출토 초심지 가위는 경주 궁성인 월성과 인접한 월지(月池.안압지)에서 출토된 초의 심지를 자르는 특수 용도의 가위다.

전면에 새긴 섬세한 물고기 알 문양인 어자문(魚子文)을 통해 8세기에 제작품으로 추정된다.

이 가위는 당초문(唐草紋)을 입체화한 신라인의 창의적인 조형성과 독창성이 잘 드러나며, 동판재를 단조한 성형기법과 어자문 장식기법은 통일신라 시대 금속공예의 특징을 대표한다고 평가된다.

전륜성왕(인도 신화 속 제왕)이 취하는 자세 중 하나로 오른쪽 무릎을 세우고 왼쪽 다리는 결가부좌한 좌법인 윤왕좌를 취한 조선시대 불상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강진 고성사 청동보살좌상(높이 51cm)과 조선 중기 조각승 원오(元悟)가 수조각승(首彫刻僧)을 맡아 1605년 제작한 불상인 익산 관음사 목조보살입상도 함께 보물 지정이 예고됐다.

이와 더불어 강진 정수사 석가여래삼불좌상과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 소장 불경류들인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정원본(貞元本) 권8과 대방광불화엄경 주본(周本) 권34, 1467년(조선 세조 13) 목판으로 간행한 개인 소장 목우자수심결 언해(牧牛子修心訣諺解)도 보물 지정을 앞두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