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공원묘지의 진화

망우묘지공원의 역사인물들

한용운 옆엔 부인 유숙순 여사
이중섭 비석엔 아이들 노는 모습
‘근심을 잊는다’는 뜻의 지명을 가진 망우리(忘憂里) 묘지공원에선 독립운동가 등 근현대사의 역사적 인물 26명을 만날 수 있다.

공원 내 동락천 약수터에서 5분 정도걸으면 만해 한용운의 묘소가 나온다. 그의 부인인 유숙원 여사도 만해의 오른편에 나란히 있다.

만해의 무덤에서 3분 거리에는 조봉암 선생의 묘가 있다. 이승만 정부에 의해 간첩으로 몰려 처형당한 조봉암 선생의 묘엔 비문이 없다. 비석에 ‘죽산조봉암선생지묘’라고 새겨져 있을 뿐이다.

32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면서 ‘어린이를 두고 가니 잘 부탁하오’라는 유언을 남긴 방정환 선생의 묘비명은 ‘동심여선(童心如仙)’, 어린이의 마음은 신선과 같다는 뜻이다. 어린이를 사랑한 선생답게 한글로 돼 있다. 묘비 뒷면에도 한글로 ‘동무들이’라는 글자가 쓰여 있다.

교과서에도 실린 ‘목마와 숙녀’로 잘 알려진 시인 박인환의 묘비석에는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라는 그의 시 ‘세월이 가면’의 한 구절이 새겨져 있다.

비운의 천재 화가로 불리는 이중섭의 묘는 10㎡ 남짓으로 작은 규모다. 두 아이의 노는 모습이 새겨진 작은 비석과 큰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망우리공원엔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묘소도 있었지만 1973년 도산공원으로 이장됐다.

이밖에도 화가 이중섭과 작곡가 채동선, ‘백치 아다다’를 쓴 소설가 계용묵, 천연두 퇴치를 위해 종두법을 도입한 지석영 선생 등도 이곳에 안장돼 있다.

서울 중랑구는 망우리묘지공원을 항일애국공원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나진구 중랑구청장은 “독립운동가들이 안장된 망우리묘지공원을 항일애국공원으로 조성해 역사와 문화의 산 교육장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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