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하이든 현악사중주곡 Op.76-3 '황제'
하이든의 현악사중주곡 Op.76-3은 일명 ‘황제’로 불린다. 신성로마제국의 마지막 황제 프란츠 2세의 생일에 헌정한 축가와 같은 멜로디가 2악장에 사용됐기 때문이다. 이 선율은 1841년 호프만 폰 팔러슬레벤이 쓴 3절 가사의 ‘독일인의 노래’로 바뀌어 민족주의를 고취시켰고, 1922년 바이마르공화국 시절에 독일 국가로 지정됐다. 종전 후에는 한동안 폐기됐으나 나치 시대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독일이 가장 위대하고 독일 것이 가장 고귀하다는 1, 2절 가사를 버리고 조국을 위해 헌신하자는 3절만 남겨 계속 국가로 사용하고 있다.

1938년까지 오스트리아 국가도 같은 선율이었는데, 이는 오스트리아 제국 황제가 신성로마제국 황제를 겸한 역사 때문이다. 즉 하이든이 곡을 바쳤던 프란츠 2세는 오스트리아의 프란츠 1세와 동일 인물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