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열린 대관령국제음악제 바이올린 마스터클래스. 대관령국제음악제 제공
지난 25일 열린 대관령국제음악제 바이올린 마스터클래스. 대관령국제음악제 제공
“이 곡은 브리튼이 영국 바로크 시대 작곡가 존 다울랜드의 곡에 영감을 받아 쓴 것입니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연주도 바로크 스타일로 하는 편이 낫죠. 비브라토를 하지 말고 활을 움직여보세요.”

지난 26일 제11회 대관령국제음악제가 한창인 강원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의 한 객실. 송가은 씨(19·서울대 음대)가 비올라로 브리튼의 ‘라크리메’를 연주하자 우크라이나 출신의 세계적 비올리스트 막심 리자노프가 이렇게 조언했다. 그는 자신의 1780년산 과다니니 비올라를 꺼내 송씨의 연주에 화음을 더했다. 조금 전보다 풍성해진 소리가 객실을 가득 메웠다.

일반 청중들의 관심사는 음악제에서 국내외 저명 연주자들이 펼치는 수준 높은 공연이다. 하지만 젊은 연주자들에 대한 교육이 연주회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Great Mountains Music Festival & School(GMMFS)’이라는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영문 명칭이 이를 말해준다.

지난 10년 동안 19개국 1400여명의 학생들이 대관령국제음악제 음악학교를 거쳐 갔다. 각국의 주요 음악대학에 공문을 보내 교수의 추천을 받거나 학생들로부터 참가 신청을 받고 있다. 올해는 15개국 238명이 신청했고 이 가운데 한국 미국 대만 중국 일본 등 9개국 학생 141명이 참가했다. 16~24세 학생이 101명으로 가장 많다. 음악학교 관계자는 “아시아권에서 최고의 국제음악제라며 학생들에게 GMMFS 음악학교를 추천하는 교수가 늘어났다”며 “학생 수준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음악학교에 참가한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연주자에게 1 대 1 레슨을 네 차례 받을 수 있다. 악기별 마스터클래스와 실내악 레슨에도 참여한다. 올해로 세 번째 대관령국제음악제에 참가한 비올리스트 리자노프는 “음악학교 프로그램이 정교하게 구성돼 있고 학생들 수준도 높다”며 “흥미롭고 매력적인 음악제”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알펜시아 뮤직텐트에선 이탈리아 작곡가 조아키노 로시니의 음악을 주제로 한 공연이 열렸다. 소프라노 캐슬린 김과 메조소프라노 엘리자벳 드숑이 로시니 오페라의 아리아를 열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국립합창단과 함께한 모차르트의 교회 음악도 청중에게 감동을 줬다. 음악제의 메인 프로그램인 ‘저명 연주가 시리즈’는 내달 3일까지 평창 알펜시아에서 계속된다. (02)725-3394

평창=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