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아침] 갈매기의 꿈(2014년)
갈매기 한 마리가 관광객이 내민 과자 한 조각을 부리로 물고 있다. 어째서 갈매기가 물고기 대신 밀가루로 만든 과자를 탐내고 있는 것일까. 사실 갈매기는 사람 못지않은 잡식성이라고 한다. 그렇다 보니 유람선이 지나갈 때면 과자 맛을 아는 갈매기들이 편대를 이뤄 배를 따라가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갈매기는 유난히 희고 깨끗한 모습으로 창공을 빠르게 차고 오른다. 그런 갈매기를 보면 소설 ‘갈매기의 꿈’의 주인공 조너선 리빙스턴이 떠오른다. 그런데 실제의 갈매기들은 매우 현실적이다. 고도의 비행술을 사람 손 끝의 과자를 정교하게 낚아채 가는 데 사용한다. 그렇다고 이런 갈매기들에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꿈을 위해 노력하더라도 때론 눈앞의 맛난 먹이도 챙겨 먹어야 하는 게 삶이다.

글·사진=신경훈 편집위원 nicerpe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