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비제 '아를의 여인' 중 '미뉴에트'
지금은 플루트를 보통 금이나 은으로 제작하지만 원래는 나무로 만들었다. 그래서 금속 재료인데도 목관악기로 분류하는 것이다. 전원시의 일종인 ‘목가(牧歌·pastoral)’에 흔히 등장하는 목동의 풀피리와 가장 가까운 악기도 플루트다.

조르주 비제는 알퐁스 도데의 연극 ‘아를의 여인’을 위해 부수 음악들을 작곡했다. 그중 4곡씩 고른 두 개의 모음곡이 자주 연주된다. 제2모음곡의 세 번째 곡인 ‘미뉴에트’에는 원래 오페라 ‘아름다운 페르트의 아가씨’에 나오는 선율이 생뚱맞게 삽입됐다. 하지만 하프가 연주하는 리듬 위에 플루트의 날아갈 듯 아름다운 선율을 얹은 우아한 명곡이다. 비제는 플루트와 하프의 조화가 마음에 들었는지 오페라 ‘카르멘’의 3막 전주곡에도 같은 공식을 반복했다.

역시 유명한 소품인데, 오래도록 음악을 접한 애호가들조차 두 곡을 헷갈려 한다는 것이 이해될 정도로 그 분위기가 닮았다.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