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한국인은 ‘정’이 많고, 한국 문화는 정말 매력적이에요. 하지만 글로벌 관광업계에서 저평가 돼 있죠. 고도 성장을 통해 경제적인 기적은 이뤘지만 ‘손님맞이’를 위한 준비가 덜된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필요한 건 전문적인 ‘환대 컨설팅’(HC)이죠.”

국내외 관광전문가 40여명이 외국인의 한국 체험관광을 돕기 위해 최근 발족한 ‘5·4클럽’(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등 5감과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얘깃거리 등 4거리 체험을 지원하는 민간 모임). 이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은 프랑스 출신의 디디에 벨투아즈 시즈(Cs) 대표(57·사진)가 지난 21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을 찾았다. 그는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기업가들은 이제 시장 분석과 수익률 전망에 ‘문화’를 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벨투아즈 대표는 현재 사립미술관 야외부지 활용, 대기업의 호텔업 진출 사업성, 외국계 호텔 체인의 국내 진출에 관한 컨설팅을 맡고 있다.

벨투아즈 대표는 인터컨티넨탈호텔 경력 30년, 한국에서만 총지배인으로 약 10년 넘게 근무한 호텔경영 전문가다. 그는 “한국 관광산업은 외래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는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몰려드는 관광객에게 어떤 감동을 전해줄지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중국 관광객을 넘어 이제 동남아, 유럽, 미국 등에서도 한국을 찾는데 이들의 요구에 맞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 얘깃거리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환대 컨설팅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기획할 때 사람과 문화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컨설팅 기법이다. 기존의 환경분석, 목표설정, 수익률 분석에 문화 특수성을 가미하는 종합적인 분석 방법. 그는 “프랑스에 연 80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이유는 HC의 힘”이라며 “파리에 다녀간 사람들은 파리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과 감동을 자신만의 얘깃거리로 재탄생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명품을 만드는 건 가격이 아니라 ‘특별한 경험’”이라며 “한국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경험 만들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경영 전문가인 그는 디테일에 강하다. 5성급 호텔은 욕조 크기, 벽의 높이까지 1㎜의 오차도 없이 설계된다. 사람이 편안함을 느끼는 높이, 고풍스러워 보이는 스타일 등 규격이 정해져 있다. 벨투아즈 대표는 “한국은 아직 그 스탠더드를 몰라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며 “몰려오는 외국인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해보고 싶어도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몰라 헤매는 사람이 의외로 많더라”고 설명했다.

그에게는 든든한 지원군이 많다. 지난달 한국의 매력을 세계인에게 알리기 위해 부인인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소(CICI) 이사장과 함께 각계 유명인사 40여명을 모아 발족한 ‘5·4클럽’이 대표적이다. 그는 “한국뿐 아니라 프랑스 문화평론가, 요리사 등 해외 인사들까지 한국의 매력 알리기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