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고양 등 10곳서 3일간 촬영
특별 출연 모델 최소라 "못생겨서 맘에 든다더라"

가수 싸이(36)의 신곡 '젠틀맨' 뮤직비디오가 16일 오후 유튜브 조회수 1억 돌파를 앞두고 있다.

싸이는 반복 해서 '나는 신사'라고 외치지만, 이와는 대조적으로 '부비트랩'처럼 쉴 새 없이 터지는 코믹 연기에 전 세계 누리꾼들이 열광하는 것.
소속사 YG 관계자는 16일 "이번 뮤직비디오에는 싸이의 아이디어가 많이 반영됐다"며 "스태프와 상의를 거쳤지만 주로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 서울·고양 등 10곳에서 3일간 촬영 = '젠틀맨' 뮤직비디오는 지난 7-9일 서울과 경기도 고양시 일대에서 3일간 촬영됐다.

YG에 따르면 싸이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 패션 거리, 청담동의 한 고급 의류 매장, 삼성동의 한 호텔, 경기도 고양시 한류 월드 내 휘트니스클럽과 실내골프연습장, 고양 종합운동장 내 실내 수영장 등 10곳을 찾아 밤샘 촬영을 불사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싸이와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이 술잔을 기울이는 포장마차는 고양시 일산 인근에 세트를 세워 촬영했다.

그러나 이들이 손을 잡고 뛰쳐나오는 장면은 마포대교에서 따로 촬영했다.

또 마포대교 아래에서 '시건방 춤'을 추는 장면에서는 물대포 30개와 이를 촬영하기 위한 대형 크레인이 동원되기도 했다.

이들이 실내골프연습장에서 단체로 군무를 추는 하이라이트 장면에서는 100명의 댄서가 참여해 일대 장관을 이뤘다.

이 밖에도 싸이가 어린이들과 축구를 하는 장면의 무대는 서울 성동구의 한 초등학교이며, 춤을 추는 계단형의 도서관은 서울 신청사 내의 서울도서관이다.

서울시청 관계자는 "3월 말께 기획사에서 연락이 와서 지난 7일 밤늦게 촬영했다"며 "도서관 이용이 끝난 늦은 시각이라 지장이 없어 사용을 허가했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에서는 싸이가 광고하는 브랜드의 소품도 눈에 띈다.

싸이가 포장마차에서 술 파티를 벌이는 장면과 복사기에 얼굴을 들이미는 코믹한 장면에서는 자신이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소주·맥주와 복사 용지가 각각 노출됐다.

◇ 가인·무한도전·모델 최소라 화려한 라인업 = 브라운아이드걸스의 가인을 필두로 유재석·박명수·길 등 MBC '무한도전' 멤버들과 모델 최소라 등 화려한 보조 출연자도 눈길을 끈다.

싸이는 화장실이 급한 유재석과 같이 탄 엘리베이터에서 모든 층수의 버튼을 누르거나, 한 여성이 앉으려는 찰나 의자를 빼버리는 등 '신사'답지 않은 온갖 장난을 펼친다.

가인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처음에는 '시건방 춤'만 추면서 멋있는 이미지로 나오고 싶었는데, (싸이) 오빠가 코믹한 콩트를 주문했다"며 "촬영 도중 너무 웃겨서 NG가 수차례 났다.

아마 뮤직비디오 메이킹 필름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이 가운데 싸이가 비키니 수영복 끈을 풀어버리는 여성 출연자는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바로 케이블 채널 온스타일의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3' 우승자 출신 모델 최소라다.

최소라는 "싸이는 평소에도 좋아한 가수인데다가, 모두가 관심을 두는 뮤직비디오에 참여하게 돼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대기 시간이 다소 길기는 했지만 실제 촬영은 1시간 이내에 끝났다"며 "싸이가 '우리 소라 씨는 못생겨서 맘에 든다'고 말하더라. 재미있는 촬영이었다"고 에피소드를 밝혔다.

한편, 유재석·노홍철만 출연한 전작 '강남스타일'과는 달리 '젠틀맨'에서는 MBC '무한도전' 멤버 전원이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촬영에서 노홍철은 '강남스타일'과 마찬가지로 엘리베이터에서 '저질 댄스'를 선보였고, 길은 거울 앞에서 대머리를 빗어 웃음을 자아냈다.

길의 소속사 관계자는 "원래는 달마 스님을 콘셉트로 잡고 의상과 소품을 준비했지만 방송에 나가기에 애매한 부분이 있어 출연자들과 협의해 바꿨다"며 "길이 가발을 쓰고 있다가 이를 벗고 머리를 빗는 콘셉트를 즉흥적으로 생각해냈다"고 전했다.

또 싸이와 멤버들이 다 같이 '시건방 춤'을 추는 장면에 대해 "이 장면을 위해 '어떻게 하면 멋지게 할 수 있을까' 하고 한 명 한 명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단체 군무 장면에서 동선이 맞지 않아 다시 찍기는 했지만 크게 NG가 나지는 않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소개했다.

이 밖에 뮤직비디오 초반 등장하는 네 명의 할아버지도 관심을 끈다.

무표정한 얼굴로 쇼핑백을 든 채 연방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싸이의 익살스런 표정과 극명한 대조를 이루기 때문.
YG 관계자는 "이들은 일반인이 아닌 보조 연기자"라며 "뮤직비디오 제작팀 쪽에서 섭외했기 때문에 자세한 것은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