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별세한 통일교 창시자인 문선명(92) 총재의 '종교적 후계자'는 고인의 7남 문형진(33) 통일교 세계회장으로 사실상 낙점된 상태다.

7남6녀 중 유일하게 부친의 뒤를 이어 목회자의 길을 걷는 문 회장은 2008년 4월 통일교 세계회장에 취임했다.

문 회장은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하버드대 철학과를 거쳐 하버드 신학대학원에서 비교종교학을 전공한 뒤 2006년 귀국했다.

이후 2007년 12월 통일교의 상징적인 교회이자 문 총재가 목회했던 용산구 청파교회 당회장으로 취임, 사실상의 후계자로 지목돼 왔다.

하버드대 재학시절 불교에 심취해 삭발하고 승복을 입고 다녀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종교지도자 달라이 라마와 작고한 전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 등을 직접 만나는 등 이웃 종교를 이해하는데도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삭발하고 전통 두루마기 차림으로 가족 공식 모임에 나타나자 아버지께서 다른 사람들에게 '형진이를 핍박하지 마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아버지께서 몸소 초교파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해왔음을 절감했다"며 "그때부터 통일교인이 됐다"고 전한 바 있다.

2010년 2월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등의 다양한 명칭을 '통일교'로 통일했고 430여 개에 달하던 교회를 200개로 통폐합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작년 12월9일 방북해 문 총재와 북한 김일성 주석간의 만남 20주년을 기념한 데 이어 같은 달 24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을 위해 방북하는 등 대북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하지만 법정 다툼으로 이어진 3남 현진(43) 씨와의 갈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메시아'를 잃은 전 세계 300만 신도들을 다독여 이끌어나가는 것도 30대의 젊은 문 회장에게 주어진 과제 중 하나다.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hanaj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