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호 태풍 ‘덴빈’이 30일 밤 중부지방에 상륙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 국지성 호우가 내릴 전망이다. 지난 28일 강풍으로 전국에 많은 피해를 입혔던 태풍 ‘볼라벤’에 이어 또다시 집중호우가 예상되면서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기상청은 “덴빈이 30일 오전 서귀포 서쪽 해상에 진입해 서해상으로 북상하다가 이날 밤께 충남 태안반도 근처에 상륙하겠다”고 29일 예보했다. 덴빈은 일본이 제출한 이름으로 천칭자리를 뜻한다.

당초 이번 태풍은 서해상으로 북상하다가 북한 평안도 지방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예상보다 일찍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30일 밤 중부지방에 상륙할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덴빈은 다음날인 31일 오전 9시엔 서울 남동쪽 약 40㎞ 부근까지 접근할 전망이다. 이후 내륙을 관통, 이날 밤께 강릉 동쪽 바다로 빠진 후 소멸되겠다.

덴빈은 중부지방에 상륙하는 30일 밤엔 중심기압 990hPa, 초속 40m가량으로 ‘약한 소형’ 태풍으로 약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태풍과 함께 북상하는 많은 양의 수증기가 북서쪽에서 유입된 차고 건조한 상층 공기와 만나면서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내리겠다.

특히 태풍은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을 관통할 전망이어서 인근 지역에 국지성 호우를 뿌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30일 밤까지 강원 영동을 제외한 중부지방과 전라남북도, 경남 남해안 지방에 30~1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서해안과 남해안 일부 지역엔 150㎜ 이상의 많은 비가 오는 곳도 있겠다.

김영화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일부 지역엔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겠고, 강수량의 지역적 편차가 매우 크겠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