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정남쪽 끝에 있어 ‘정남진(正南津)’의 고장으로 불리는 전남 장흥은 남북으로 길쭉한 지형 덕분에 바다와 내륙의 지세를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다. 특히 100㏊의 편백나무 숲은 무더운 여름에도 천연 에어컨 효과를 경험하게 한다.

한국관광공사는 ‘도전! 구석구석 국토여행’을 주제로 편백숲이 아름다운 장흥을 비롯한 5곳을 올여름 가볼 만한 여행지로 선정했다. 힐링여행을 할 수 있는 경남 함양·산청, 숲과 호수에서 산소욕을 즐기며 더위를 쫓을 수 있는 강원도 화천·양구, 오감으로 체험여행을 즐길 수 있는 전남 강진·장흥, 고원지대가 품은 산과 계곡을 즐기는 전북 진안·장수·무주, 시간을 거슬러 백제 문화와 마주하는 공주·부여·익산이다.

○100% 오감체험 여행, 강진·장흥

‘청자의 고장’ 강진과 ‘정남진의 고장’ 장흥으로 떠나는 여름 여행은 그야말로 손과 눈, 귀와 입은 물론 숨어 있던 감성까지 즐거워지는 시간이다. 강진 청자박물관에서 역사적 예술품을 감상하고 직접 도자기를 빚어보면 눈과 손의 감각이 깨어난다. 이어 미항으로 유명한 마량항구에서 한적한 시간을 보내다 붉게 물드는 저녁노을을 바라보는 기분이란….

장흥으로 넘어가면 숲과 바다를 모두 만끽할 수 있다. 편백숲에서 피톤치드로 샤워하고 남도의 명산인 천관산 장천재 계곡을 따라가면 온 몸으로 자연의 생기를 느끼게 된다.

정남진해양낚시공원에선 바다의 손맛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한입 가득 감동을 전하는 소고기·키조개·표고버섯의 장흥삼합(사진)과 싱싱한 수산물, 득량만의 잔잔한 바다와 깨끗하고 긴 백사장이 일품인 수문해변, 정남진물축제와 강진청자축제도 오감체험을 위해 챙겨볼 만하다. 강진군청 문화관광팀 (061)430-3178, 장흥군청 문화관광과 (061)860-0224

○함양·산청으로 떠나는 힐링 여행

치열한 일상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 산 좋고 물 맑은 곳에 느긋하게 머무르며 심신을 쉬는 힐링 여행 여행지로는 지리산 청정골 산청과 함양이 제격이다. 함양의 자랑인 천년의 숲 상림에서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자연의 기운을 받고, 고색창연한 한옥 60여 채가 모여 있는 개평한옥마을에서 마음의 평화를 구한다.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지리산 능선은 호흡을 가다듬게 한다. 유명한 안의갈비찜도 놓치면 후회할 일이다. ‘동의보감’의 고장 산청에서는 한의학박물관을 관람한 후 약초버섯샤브샤브로 기를 보충하고, 지리산 둘레길을 걸으며 나 자신에게 집중해보자. 고즈넉한 한옥마을 ‘남사예담촌’에 묵으며 느긋함을 즐기고, 성철 스님 생가 터에 지은 겁외사에서 고요한 묵상의 시간도 가져 보면 좋겠다. 함양군청 문화관광과 (055)960-4305, 산청군청 문화관광과 (055)970-6423

○숲과 호수에서 산소욕 즐기는 화천·양구

신선한 산소가 가득한 숲과 호수에서 휴가를 보내려는 이에겐 강원도 화천과 양구가 매력적이다.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호젓하게 피서여행을 즐길 수 있어 좋다.

화천군에서는 북한강 상류의 연꽃단지, 붕어섬, 딴산유원지, 토속어류생태체험관, 파로호안보전시관 등이 가족여행지로 알맞다.

양구에선 생태계의 보고인 두타연, 국토 정중앙천문대, 박수근미술관 등이 꼭 가봐야 할 명소다. 오는 28일부터 8월12일까지 화천군에서 벌어지는 ‘쪽배축제’, 27~30일 양구에서 열리는 ‘배꼽축제’는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화천군청 관광정책과 (033)440-2529, 양구군청 경제관광과 (033)480-2386

○고원의 산과 계곡, 무주·진안·장수

‘무진장’으로 알려진 무주·진안·장수는 평균 해발 400~500m의 진안고원에 자리하고 있다. 진안고원은 진안 마이산, 장수 장안산, 무주 덕유산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명산을 품고 있다. 마이산 탑사, 고단한 몸과 마음을 쉬게 할 수 있는 홍삼스파, 장안산 방화동 가족휴가촌, 33개 비경을 간직한 무주 구천동계곡, 관광 곤돌라를 타고 올라 정상의 호쾌함을 누릴 수 있는 덕유산 향적봉 등이 그안에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덕유산 국립공원의 탐방 프로그램이나 덕유산리조트의 트리스쿨에서 목공체험을 해보자. 여름 가족여행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장소다. 진안군청 문화관광과 (063)430-2229 장수군청 문화체육관광사업소 (063)350-2688 무주군청 문화관광과 (063)320-2547

○백제문화와 마주하는 공주·부여·익산

충남 공주와 부여, 전북 익산은 서울과 더불어 백제를 대표하는 고장이다. 물자 교역과 도성 방비를 위해 강 가까이에 도시가 형성돼 있는데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던 백제문화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다’는 말로 대변하는 문화적 특징을 가진 유물과 유적들이다. 부여 정림사지 오층석탑, 익산 미륵사지 석탑 등 백제의 탑이 보여주는 검소한 아름다움과 금동대향로 등의 공예품이 보여주는 화려함이 이를 말해준다.

이러한 문화적 특징들은 고분과 성곽, 왕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송산리고분군, 능산리고분군, 공산성, 부소산성, 왕궁리 유적, 백제문화단지 등을 돌아보며 백제의 아름다움과 마주해 보자. 마한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익산 마한관에 들러보는 것도 좋겠다.

공주시청 관광과 (041)840-2836, 부여군청 문화관광과 (041)830-2242, 익산시청 문화관광과 (063)859-5778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