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결혼, 진심밖에 통하지 않는 유일한 관계
“결혼이란, 한 쌍의 남녀가 돌아오는 차표도 없이 모험을 떠나는 것이다.”

사상가이자 영성가로 알려진 크리스티안 생제르는《결혼, 약속, 그 모든 미친 짓들에 대한 예찬》(다른세상, 1만원)에서 결혼을 모험에 비유한다.

결혼은 인물이나 사람됨의 문제가 아니라 도약과 변화와 거친 파도의 문제라는 것. 결혼은 힘겹고 까다롭고 불편하다. 결혼한 남녀 사이에서는 거친 파도가 몰아친다. 하지만 끊임없는 부딪침, 그 속에서 진정한 변화를 체험한다고 말한다.

결혼이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합일 뿐이라면 딱히 대단할 것도 없다. 생제르는 결혼이 그토록 강하고 탄탄한 것은 하나의 계획 주변에 묶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것도 엄청난 계획, 때때로 역경이 될 계획 말이다. 우정에도 나름의 파동이 있지만 그 진폭은 결혼과 비교도 안된다. 결혼은 진심밖에 통하지 않는 유일한 관계다.

저자는 획일화된 이론 대신 우화나 동화, 신화, 성인들의 일화를 활용해 결혼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결혼의 진정한 의미, 부부 사이에 적당한 거리가 필요한 이유, 참다운 가족의 의미 등 결혼과 관련된 문제들을 유려하게 풀어낸다.

“생기 없는 관계, 불화나 알력을 피하기에 바쁜 관계는 허무에 다다를 뿐”이라며 싸우기를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려준다.

결혼을 구속이라 여기는 이들에게는 “누구와 어떤 약속도 하지 않는 사람이 자유로운 사람은 아니다”고 말한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