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동설한의 초라함이 없다면 따스한 봄날의 찬란함도 결코 없다. 불운은 나를 단련시키고,내 마음을 더욱 굳세게 한다. "

베트남 초대 국가주석을 지낸 호찌민이 자신의 시집 '옥중일기'에 남긴 말이다. 프랑스와 일본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립투쟁을 벌였던 호찌민은 엉뚱하게도 중국에서 옥살이를 했다. 중국 방문 중에 스파이로 오인돼 체포된 그의 옥중생활은 1942년 8월부터 13개월간 이어졌다.

가난한 유학자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41년 베트남이 프랑스에 이어 일본의 지배를 받게 되자 '베트남 독립동맹(통칭 베트민)'을 조직해 항전에 나섰다. 옥중생활을 끝낸 호찌민은 군대를 이끌고 1945년 8월19일 마침내 수도 하노이를 장악했다. 다음날 하노이는 '해방'의 첫 아침을 맞았다. 66년 전 오늘이다.

베트남은 이후에도 프랑스,미국과 전쟁을 치렀다. 옥중에서도 독립의 뜻을 굽히지 않은 강한 민족의식의 소유자 호찌민.베트남인들은 평생을 독신으로 지낸 그를 지금도 '박 호(호 아저씨)'라고 부르며 건국의 아버지로 기리고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