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랑랑(28 · 사진)은 중국 대표 연주자다.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광저우아시안게임 개막식 축하 무대에서도 피아노를 쳤다. 상하이 엑스포의 홍보대사까지 맡았다. 이 정도면 중국 정부 공인 예술가에 가깝다. 중국에선 '피아노 왕자'라고도 불린다.

"중국의 큰 행사에 자주 섰지만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전 조국을 사랑하고 그런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을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해요. "

랑랑은 중국이라는 대국의 지원만으로 명성을 얻은 게 아니다. 1995년 차이코프스키 국제 청소년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주목을 받았고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빈 필하모닉,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런던 필하모닉 등과 협연하며 세계적인 연주자로 떠올랐다. 유명 피아노 제조회사인 스타인웨이가 처음으로 연주자 이름을 딴 제품을 냈을 때 그 이름도 '랑랑 스타인웨이'였다.

그가 오는 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그는 한국경제신문과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라이브 인 비엔나' 음반에 담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번'과 '23번 열정',알베니즈의 '이베리아 1권',프로코피예프의 '피아노 소나타 7번'을 연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이브 인 비엔나'는 그가 올해 300만달러(약 34억원)를 받고 음반사 도이치그라모폰에서 소니클래시컬로 이적한 뒤 처음 낸 앨범.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라인황금홀에서 열린 독주회 실황을 담은 것이다. 3차원 입체영상(3D)으로 촬영한 영상물을 부록으로 담아 한정판으로도 판매했다.

그는 "첨단 기술로 제 음악을 전달하려는 비전에 소니도 적극 찬성했다"며 "소니는 혁신적인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으며 이런 과정에서 클래식 애호가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작업은 소니에서만 할 수 있죠.한번도 연주회장에 오지 못한 이들에게 클래식을 좀 더 가까이 접하게 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굉장한 일'입니다. 트위터를 열심히 하면서 지난 4월 미국에서 아이패드로 연주회를 가진 것도 새로운 관객에게 다가서기 위해서죠."

무지크페라인황금홀은 보스턴 심포니홀과 암스테르담의 로열 콘서트헤보등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음향이 뛰어난 연주회장으로 꼽힌다.

그는 "무지크페라인황금홀에서 가진 연주회는 미국 카네기홀 공연 다음으로 제 연주 실력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었던 두 번째 독주회였다"고 설명했다.

"연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이 관객의 일상에 녹아들게 하는 겁니다. 내년에도 저의 연주는 미국,유럽,아시아에서 계속될 거예요. "(02)541-3183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