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절차로 최대 간소화..전통 다비식과 차이

송광사에서 13일 봉행될 법정 스님 다비의식은 전통 다비식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정 스님이 평소 "번거롭고, 부질없으며, 많은 사람에게 수고만 끼치는 일체의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라"며 간소하게 치를 것을 유지로 남겼기 때문이다.

특히 "관과 수의를 따로 마련하지도 말며,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해 주고, 사리를 찾으려하지 말며, 탑도 세우지 말라"고 상좌들에게 신신 당부 했다는 점에서 이번 다비식이 매우 간소하게 치러 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송광사 범종 스님은 "스님의 유지에 따라 다비식은 그야말로 최소 절차로 최대한 간소하게 치러질 것"이라며 "의식 전 행해지는 독경, 조사 등이 생략되고 법구가 화장장에 올려진 뒤 거화(炬火:불 지핌)가 끝나면 유골을 수습, 쇄골(碎骨)후 산야에 산골(散骨)하는 것으로 절차가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법정 스님 다비식에서는 각계의 조사 낭독과 독경, 유골 수습과정에서 사리를 찾아내 보관하는 등 통상적으로 행해지는 의식이 모두 생략되고, 특히 관이 없이 법구만의 상태로 거화가 행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골은 탑을 세우지 말라는 당부에 따라 부도탑에 안치되지 않고 강원도와 송광사 등 법정 스님이 수행에 정진했던 곳에 뿌려질 전망이다.

다비식은 13일 낮 12시에 거화가 시작되면 다음날인 14일 오후까지 불이 계속타게 되는데 송광사 측은 만 하루가 지난 14일 낮 12시께 유골을 수습하는 한편 쇄골 후 산골시점은 추후 논의해 정할 계획이다.

전통 다비식은 나무와 숯, 가마니 등으로 화장장을 만든 뒤 거기에 관을 올려놓고 거화를 한다.

불은 5월과 9월에는 서쪽에서, 2월과 6월, 10월에는 북쪽에서, 3월과 7월, 11월은 동쪽에서, 4월과 8월, 12월에는 남쪽 방향에서부터 붙인다.

법구가 타면 뼈를 수습하고 사리 등을 찾아낸 뒤 쇄골을 하면 의식이 종료된다.

(순천연합뉴스) 박성우 기자 3pedcro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