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목사 "젊은층 선교ㆍ사회 복지 강화"

국내 대형 교회의 상징인 여의도순복음교회가 내년 1월 1일 21개 지교회를 분리한다.

이에 따라 현재 78만여명인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등록 신도는 43만여명으로 줄어든다.

등록 신도수가 세계 최대의 단일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번 개편을 통해 지교회에 재정ㆍ인사권을 부여, 지역사회 선교를 강화하는 발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해 5월 조용기(73) 목사의 뒤를 이어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로 취임한 이영훈(55) 목사는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형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없지 않고 대형교회의 사회적 기여도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21개 지교회를 독립시킴으로써 지역사회를 섬기는 계기를 만들고, 대형 교회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 모델이 되려 한다"고 말했다.

독립되는 지교회는 각각 신도 1만-2만여명 규모로, 각 교회의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당회를 구성하고, 명칭은 '여의도순복음강동교회', '여의도순복음송파교회', '여의도순복음도봉교회' 등 주로 지역명을 붙인다.

이들 지교회는 예산의 80%를 독립적으로 편성하고 집행할 수 있으며 나머지 20%는 재단법인 순복음선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추진하는 해외선교ㆍ교회개척ㆍ국내외 구호활동ㆍ순복음방송 및 신문발간 등 공동 목적사업에 출연한다.

이영훈 목사는 "지금까지 우리 개신교계가 성장을 위한 과도기를 겪어왔다면 이제부터는 나누는 교회, 섬기는 교회가 돼 소외된 계층을 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랑의교회'의 대형성전 건축 문제 등과 관련해서도 "대형 교회가 성전을 짓는 것에 대해 문제만 삼지 말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활동해나가는지에 더 주목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신도의 노령화 문제도 해결과제다.

이 목사는 "최근 조사 결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신도 평균치는 50대 초반ㆍ여성ㆍ고졸자로 특징지어졌다"며 "3040세대 젊은 부부층을 집중 선교 대상으로 삼을 계획이며, 출산율 저하를 막으려고 내년에는 둘째아이 출산장려금 지급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밖에 2007년부터 평양에 짓고 있는 병상 260개, 건축비 200억원 규모의 조용기심장전문병원도 내년 가을께 완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영훈 목사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설립자인 조용기 목사 후임으로 2006년 11월 선출된 후, 준비기간을 거쳐 여의도순복음교회 창립 50주년이 되던 지난해 5월21일 담임목사로 공식 부임했으며 부임 후 신도수를 2만명 가까이 늘렸다.

"매주 토요일마다 한두건씩 결혼식 주례를 맡고, 매일 20여건씩 신도들이 보낸 이메일에 답메일을 보낸다"는 그는 "새해에는 사회 구원 사역에 좀 더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 부모의 이혼으로 시골의 조부모에게 맡겨져 적절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새터민 자녀 등 사회 복지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 대한 관심을 넓혀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