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야마이케 저수지와 공동 추진

전북 김제의 벽골제와 일본의 사야마이케 저수지를 세계문화유산에 공동 등재하는 방안이 추진돼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제시는 벽골제(碧骨堤.국가사적 제111호)와 일본 오사카 사야마시(市)의 고대 저수지인 사야마이케(狹山池)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함께 등재하도록 노력하기로 사야마시와 합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합의는 지난 11일 김제를 찾은 사야마시의 요시다 도모요시 시장의 제안을 이건식 시장이 받아들여 이뤄졌다고 김제시는 설명했다.

등재 시기는 사야마이케가 축조된 지 1천400년이 되는 2016년을 목표로 하며, 이를 위해 양측은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논의할 방침이다.

벽골제는 신라 16대 흘해왕 21년(330년)에, 사야마이케는 616년 무렵에 각각 쌓은 양국 저수지의 효시로 알려졌으며 축조 공법과 용도 등이 유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측은 이들 저수지가 양국이 하나의 '쌀 문화권'이었음을 보여주고 있어 공동으로 등재를 추진하면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점에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제시 정윤숙 학예연구사는 "세계문화유산의 등재 기준 가운데 하나가 '문화사적으로 인류 가치의 중요한 교류현상을 보여주는 유산'이다"며 "이들 저수지는 양국이 같은 쌀 문화를 공유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공동 등재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일본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사고 있다.

아사히와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의 유력 언론은 "국경을 초월한 세계 유산 등재는 동아시아에서 처음 시도하는 일로, 세계평화를 달성하려는 유네스코의 취지에도 잘 들어맞는다"고 설명하며 이번 합의를 비중 있게 소개했다.

이두석 벽골제사업소장은 "이들 저수지는 고대 동아시아 수리시설의 역사와 유래 등을 잘 보여주는 인류 공통의 문화자산"이라며 "공동 등재가 성사되면 벽골제가 동북아권의 세계문화유산이 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제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doin1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