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이상 기술직 사원으로 일했던 아버지가 50대를 코앞에 두고 갑자기 명예퇴직자가 됐다. 1998년 경제위기로 인한 회사의 구조조정 때문이었다. 이후 보험대리점을 창업해 영업 전선에 나섰지만 실패의 연속이었다. 영업을 하기 위한 마인드도,기초도,기술도 없었기 때문이다. 퇴직금도 마침내 바닥나고 온 식구가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에서 아들이 구원투수로 나섰다.

그의 이름은 시마 모토히로.당시 나이 21세.학력 고졸.나이는 어리지만 영업에는 천부적 소질을 타고난 달인이다. 고교를 졸업한 직후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루 10대 이상,한 달에 300대 이상을 판매해 불과 넉 달 만에 직원 300명을 이끄는 매니저가 됐을 정도였다. 현재 영업 컨설팅 전문회사인 아일랜드 브레인의 대표이사로 100여개 기업의 영업컨설팅을 맡고 있다.

모토히로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직접 보험대리점 영업에 도전했다. 아버지 몰래 대리점을 차려 영업지식을 습득하고 그 과정에서 검증한 노하우를 정리해 2002년 12월 '아버지를 위한 영업수업'을 시작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이뤄낸 기적의 영업교실》은 석 달에 걸친 당시 수업과정과 아버지를 위해 만든 '초보영업맨용 가이드'를 소개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영업의 달인이 되기 위한 30가지 방법을 단계별로 제시한다. 첫 단계는 영업의 기초를 닦는 것.고객은 신이 아니라 영업맨과 대등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 고객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기만 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또한 영업은 고달프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니라 즐겁고 역동적인 일이라며 영업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영업에는 '접근-제안-다시 제안-마무리-사후 고객관리-업 세일(Up Sale)-소개,입소문'의 일곱 가지 흐름이 있다는 것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영업이란 물건을 파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사후 관리를 통해 업세일(재판매),입소문 마케팅(소개)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영업의 달인은 신규 고객 개척보다 기존 고객을 관리하며 영업망을 넓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저자는 뭐든지 팔려고 하기보다 가장 잘 팔리는 상품을 완벽하게 연구해 팔 것,시간 관리를 철저히 할 것,하루 30분 오늘을 돌아보고 내일을 상상할 것,무작정 접근하는 대신 구매의사가 있는 고객을 효율적으로 찾아내 예약하고 만날 것,고객의 의견부터 경청하고 제안할 것,계약 후엔 납품을 점검하고 감사편지를 친필로 쓸 것,상품이 아니라 인간성을 팔겠다는 각오로 신뢰를 확보할 것 등의 영업기술을 가르쳐준다.

저자는 "영업맨은 1회용 인재가 아니라 좋은 상품을 가지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소개해 우리 생활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만들어주는 메신저"라며 자신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영업에 나설 것을 제안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