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61)와 장한나(27)는 세계적인 연주자이기 전에 각별한 사제지간이다. 장한나는 "나에게 진정한 스승은 작고한 로스트로포비치와 미샤 마이스키 둘뿐"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 두 명의 첼리스트가 18일부터 나란히 다른 무대에서 국내 순회 연주회를 갖는다. 흔치 않은 사제지간 연주 '맞대결'이다.

요요마와 함께 세계 최고의 첼리스트로 꼽히는 마이스키는 서울 예술의전당(20일)을 포함해 18일부터 23일까지 부산,인천,목포,의정부 등지에서 독주회를 연다. 리트비아공화국 출신인 마이스키는 세기의 첼리스트인 로스트로포비치와 피아티고르스키를 사사했다. 그는 두사람 모두에게서 배운 유일한 연주자로 '첼로의 음유시인'으로 불린다.

마이스키는 한복 차림으로 음반 표지 사진을 찍고 한국 가곡을 녹음하는 등 대표적인 지한파 연주자로 꼽힌다.

이번 무대는 지난해 드레스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이후 17개월 만의 내한공연이다. 그의 딸인 피아니스트 릴리 마이스키가 반주를 맡아 무대를 함께 꾸민다.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쇼스타코비치의 '첼로 소나타',드뷔시의 '첼로소나타1번' 등을 들려준다.

마이스키는 독주회에 이어 25일(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과 26일(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하이든 필하모닉과 협연한다. 하이든 서거 20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 공연에는 '하이든 스페셜리스트' 아담 피셔가 지휘봉을 잡고 빈 필하모닉의 수석 트럼펫 연주자였던 한스 간시가 함께한다. 이 무대에서는 하이든의 '교향곡 94번''트럼펫 협주곡''첼로 협주곡 1번' 등을 연주한다.

장한나는 3년 만에 국내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18일 구미 문예회관을 시작으로 20일 고양아람누리,21일 서울 예술의전당,26일 창원 성산아트홀,28일 군포 문예회관,12월1일 북서울 꿈의숲 아트센터 콘서트홀,3일 부산 문예회관에 이어 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앙코르 공연으로 리사이틀을 마무리짓는다.

이번 공연에서 장한나는 피아니스트 피닌 콜린즈와 호흡을 맞춰 브람스의 '첼로 소나타 1번,2번' 등을 들려준다. 그는 "브람스의 '첼로소나타 1번'은 열 살 때 미샤 마이스키에게 처음 레슨을 받은 곡"이라며 "그때 음악에 대한 시각이 완전 바뀌었고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으로 기억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자신의 음악 여정에 큰 영향을 끼친 마이스키와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서 공연하는 것에 대해 그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한국에서 마이스키를 만나게 돼서 기쁘다"며 "다음주 화요일에 둘 다 연주가 없어서 2년 만에 만나서 같이 점심을 먹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제 대결은 말이 안 된다"며 "제가 어떻게 선생님과 비교가 되겠느냐"며 웃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