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구청장이 해박한 불교지식과 철학을 바탕으로 더불어 함께 사는 상생의 미학을 강조한 에세이를 펴냈다.

이노근 서울 노원구청장(사진)은 최근 소설적 에세이인 '운주사로 날아간 새'를 출간했다. 이 구청장은 이 책에서 현대인들이 탐진치(貪嗔癡 · 불교에서 깨달음에 장애가 되는 근본적인 세 가지 번뇌,탐욕 · 화냄 · 어리석음)로 인해 혼돈과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불교의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의 인연론으로 질타하고 있다.

이 구청장은 "책을 쓰면서 현대인들에게 탐내고 화내는 것은 어리석으며 공존하고 공영하는 '상생의 미학'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전남 화순의 운주사를 배경으로 석탑,대웅전,불상,탱화,와불 등 각각의 불물(佛物)을 소재로 저자의 탐미주의적 역사관과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해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작품을 그려냈다. 가공인물과 두 마리 신비의 새,백일몽 등이 나와 흥미를 더하고 시종일관 저자 특유의 대화체로 어려운 불교세계의 진리를 쉽게 전개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는 권선징악,인연론 등 불교적 가르침도 배어 있고 살찐 부처 등 오늘날 세속화돼 가는 불교를 꼬집는 풍자도 담겨 있다.

1996년 한국수필과 한맥문학을 통해 문단에 등단한 이 구청장은 2005년 역사 수필 경복궁기행열전을 낸 바 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