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소나무 사진 작가'로 유명한 배병우씨(59)는 홍익대학교 응용미술학과(1974년 졸업) 출신이다. 2005년 팝스타 엘튼 존이 그의 '소나무'사진을 2700만원에 구입해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6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 · 미 정상회담 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배씨의 소나무 사진집을 선물해 '국가대표'란 별명이 붙었다.

#사례2.1969년 홍익대 미대를 졸업한 이두식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62)은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을 비롯해 홍익대 미대 학장을 지냈다. 지난 7월에는 스페인 안달루시아주 세비야에서 열린 '2009 피스컵 안달루시아'의 피스드림아트페스티벌의 운영위원장을 맡아 '예술과 스포츠의 이상적인 접목'을 총지휘하기도 했다.

올해로 '환갑'을 맞은 홍익대 미대가 미술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거목들의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하면서 국내 문화산업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홍대 미대는 1949년 미술과를 개설한 이후 순수 미술뿐만 아니라 디자인,공예 등 상업미술을 주도해 왔다. 졸업생은 4000여명.학계에 두터운 인맥을 갖추고 있는 서울대 미대와 쌍벽을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미술관,미술 단체,화단,미술 사업분야에선 막강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현대미술의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학술 무대로 변신한 덕분이다. 미술관 및 미술 단체에는 '홍대 라인'으로 분류하는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국내 최대 미술인 친목단체인 한국미술협회 '수장'은 노재순 현 이사장을 비롯해 하종현,박광진,이두식,박석원,곽석손씨 등이 차례로 맡으며 맨파워를 과시했다.

또 예술지원 단체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오광수 위원장 역시 홍대 회화과 출신.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쌓았던 인맥을 바탕으로 문화 예술의 선진화 작업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조일상 부산시립미술관장,송번수 대전시립미술관장,이준 삼성미술관 리움 부관장,최승훈 인천 아트플랫폼 관장,박은주 경남도립미술관 관장 등 미술 관장들도 홍대맨들이다. 화단에도 셀 수 없을 정도의 작가그룹이 포진해 있다. '소나무'사진으로 국제성을 인정받은 사진 작가 배병우씨를 비롯해 아라리오 전속 작가 박서보,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을 제작한 김영원,전뢰진,송수남,유병엽,황용엽,서승원,구자승,주태석,지석철,이석주,이숙자,강익중,유근택,최정화씨 등이 이 대학 출신들이다. 30~40대 작가로는 설치 작가 이불,김준,이금희,안성하,배영환,이용백,목진요,이강욱,김현식,박성민,신동원,윤기원,황순일씨 등이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홍대는 1965년 디자인 학과를 개설하면서 상업미술과도 깊은 연을 맺었다. 올해로 45년째를 맞은 디자인 분야는 응용미술 · 공업도안 · 산업도안 등에서 꽤 많은 인재들을 배출했다. 1980년대 말 안그라픽스 대표를 맡았던 안상수 사장이 대표적이다. 안상수체를 개발한 그는 현대 감각에 맞게 무늬를 재창조한 1세대 서체 그래픽 디자이너로 명성을 얻고 있다. 토털아트컴퍼니 이건만 이건만AnF 사장을 비롯해 이영혜 디자인하우스 사장,손혜원 크로로스 포인트 대표,석금호 산돌글자은행 대표 등도 디자인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미술 전시 기획과 평단에서도 홍대맨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윤진섭씨는 지난해 국제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에 선출돼 국내 평론가 중에는 처음 국제 무대에 진출했다. 또 박천남(한국큐레이터협회 부회장 · 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강승완(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류한승(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배명지(코리아나 미술관 큐레이터),조선령(백남준 아트센터 어소시에이트 큐레이터),윤재갑(아라리오 갤러리 총감독)씨 등도 다양한 기획전 및 평론을 통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홍대는 미대 60주년을 기념해 오는 25일까지 홍대 서울 캠퍼스와 홍대 앞 거리에서 재학생과 작가,교수 등 3000여명이 참여하는 '홍익 아트 · 디자인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 홍대 홍문관 2층 전시장에선 미대 동문과 전 · 현직 교수 등 400여 명의 작품 700여 점을 아트페어 형식으로 100만원대에 판매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