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나나요? 아름다운 옷을 사며 마음 설레던 그날이 도대체 언제였는지.단 하루만이라도 불황을 잊고 명품과 패셔니스타의 환상적 세계에 푹 빠져보세요. "

'샤넬''에르메스' 등 수백여개의 명품 패션 브랜드들이 10일(미국시간 기준) '패션 나이트 아웃(Fashion's Night Out)'이란 이름으로 하나로 뭉쳐 깊은 부진의 늪에 빠진 패션산업 살리기에 나선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미국과 이탈리아,일본 등 총 13개국에서 동시에 열리는 이번 축제에선 콘서트와 미니 패션쇼,메이크업 시연과 포토타임 등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고 유명 디자이너들과 패셔니스타(뛰어난 패션감각으로 유행을 이끄는 스타)들이 자리를 빛낸다. 또 각 상점들은 심야까지 영업시간을 연장하고 각종 할인 행사와 이벤트,경품으로 고객을 맞이한다. 이 행사의 수익금 중 일부는 자선단체에 기부할 예정이다.

'패션 나이트 아웃'은 패션잡지 보그(Vogue) 미국판의 편집장이자 세계 패션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안나 윈투어가 기획했으며,대륙의 경계를 넘어 세계 소비자들에게 쇼핑의 즐거움을 되찾아주면서 수요 촉진의 계기도 마련한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윈투어는 "꼭 제품을 사러 오는 것이 아니어도 좋다"며 "우린 소비자들이 쇼핑이 얼마나 재밌고 흥겨웠는지를 다시 기억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할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10일부터 일주일간 '2009 가을 뉴욕 패션위크'가 열리는 뉴욕에선 '패션 나이트 아웃'의 열기가 그 어느 곳보다도 뜨겁다. 참가 상점들만 800여곳으로 이 행사가 개최되는 13개국 도시들 중 가장 많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