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인들에게 9월은 신앙의 선조들을 기억하는 '순교자 성월'이다. 1784년 이승훈이 베이징에서 세례를 받은 것을 필두로 한국 천주교 역사가 시작된 이래 1894년 신앙의 자유를 얻기까지 무려 1만여명이 신앙과 목숨을 맞바꿨고,9월은 가장 많은 성인들이 순교한 달이다.

천주교계가 '순교자 성월'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전개한다. 특히 올해는 1984년 5월 103명의 한국 순교자들을 성인품에 올린 '한국천주교회 200주년 기념 신앙대회 및 103위 시성식'이 열린 지 25년이 되는 해여서 감회가 남다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 25주년을 맞아 19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화해 · 나눔 · 증거의 축제'를 연다. 서울대교구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헌혈과 장기기증 접수,103위 시성식 기념표석 축복식,정진석 추기경과 사제단이 공동 집전하는 장엄미사 순으로 진행된다.

또 서울 합정동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은 오는 5일부터 11월22일까지 '믿음,그 시작과…흔적'을 주제로 재개관 기념전을 연다. 한국천주교회사의 큰 줄기를 탄생,박해,자유의 세 부분으로 나눠 황사영의 토시가 담긴 청화백자합,조선대목구 설정칙서,김대건 신부가 그린 독도 포함 조선전도 등 미공개 소장품 79점을 선보인다.

대전교구는 지난 1일 교구장 유흥식 주교를 비롯한 모든 사제들이 신리성지에서 솔뫼성지까지 8㎞를 걸어서 순례한 데 이어 11일 오후에는 해미읍성에서 생매장 순교지까지 등불과 묵주를 들고 '십자가의 길' 행진에 나선다.

또 수원교구는 19일 오전 수리산 성지에서 순교자 현양대회를 열고,부산교구 선교마라톤회는 12~13일 삼랑진 일대에서 123㎞ 구간을 이어 달리는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전개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