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양수리 갑산공원 내 고(故) 최진실씨 묘역에서 유골함이 도난당한 15일 주변을 지나다 소식을 들은 시민들과 성묘객, 각 언론사 취재진의 발길이 이어졌다.

최씨 묘역은 북한강변 도로와 그 도로변 관리사무소에서 3㎞ 정도 들어간 산 속에 조성된 갑산공원에서 가장 높은 마므레동산에 자리하고 있다.

이날 오후 최씨 묘역 주변에는 '수사중 출입금지'라고 적힌 노란색 폴리스라인이 둘러져 있으나 관리인이나 경찰관이 없어 찾아오는 사람들이 묘역 가까이 드나들기도 했다.

가로 1m, 세로 2m 정도 크기의 석재로 제작된 직육면체 형태의 묘역 주변에는 기존에 팬들이 가져다 놓은 사진과 편지, 꽃, 스크랩북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얼핏 보면 유골함 도난 흔적을 발견할 수 없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묘역 뒷면에 석재 벽면 절반정도가 깨져 있어 유골함이 사라진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최씨의 묘역 10m 거리에 CCTV가 설치돼 있지만 지난 13일부터 관리사무소 측이 폭우가 내려 뿌옇게 보인다며 모니터를 꺼 놓은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유골함 도난소식을 듣고 이날 오후 1시께 묘역을 찾은 최씨의 어머니와 개그우먼 이영자씨는 유골함이 도난당한 현장을 확인하고 망연자실한 모습을 보였다.

최씨 어머니는 "(유골을) 어떤 분이 가져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돌려달라"며 "죽은 사람이 편안히 쉴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그는 이영자씨의 충격을 몸을 가누지 못했고 이영자씨의 부축을 받으며 사건을 수사 중인 양평경찰서로 발길을 옮겼다.

이씨는 "내 친구는 삶이 힘들어 떠났는데 하늘에 가서도 못 쉬게 됐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유골이 무사히 돌아오는 것"이라고 울음을 삼켰다.

양수리에 살고 있는 목순정(58.여)씨는 "언론을 통해 소식을 듣고 찾아왔는데 너무 황당하다"며 "죽어서까지 편안히 쉬지 못하고 이런 수난을 겪는 것을 보니 참담하다"고 말했다.

갑산공원에 안장된 부친 49재에 왔다가 최씨 묘역에 들른 한 모녀는 "너무 어이없고 속상하다"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현장을 확인한 경찰 관계자는 "대리석으로 만든 직사각형 모양의 납골묘 남쪽 벽면이 깨져 있었고, 쇠망치로 추정되는 도구로 깬 것으로 보이며 주위에는 10여차례 내리친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양평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