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부 = 12일 새벽부터 서울, 경기, 강원 등 중부지방에 큰 비가 내렸지만 인명 피해 등 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제8호 태풍 '모라꼿'이 열대저기압으로 약화하면서 그 영향권에 들어가 국지성 호우가 쏟아진 탓이다.

비가 가장 많이 내린 곳은 경기도 연천 장남으로 이날 오전 9시 현재 331.5㎜의 장대비가 내렸다.

이로 말미암아 크고 작은 침수사고가 발생하고 항공기가 결항하며 여객선의 발이 묶였다.

일부 지역의 교통은 통제됐다.

하지만 오전 9시 현재까지 인명 피해 등 다행히 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얼마나 내렸나 = 비가 집중적으로 내린 곳은 물 폭탄 세례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11일부터 내린 비는 12일 오전 9시 현재 연천 장남 331.5㎜, 동두천 316.5㎜, 파주 문산 302.5㎜, 철원 동송 254.4㎜, 서울 은평 234.5㎜ 등이다.

서울, 인천, 경기도 일부(광명, 과천, 시흥, 부천, 김포, 동두천, 연천, 포천, 가평, 고양, 양주, 의정부, 파주, 구리, 남양주, 하남, 광주, 양평), 서해 5도, 강원도 일부(속초, 고성, 철원, 화천, 홍천, 양구, 인제) 지역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져 있다.

서해안에는 폭풍해일주의보가, 서해와 남해 전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돼있다.

기상청은 비는 이날 밤 서울, 경기 지방부터 점차 그치고 그 밖의 지방에서는 늦은 밤이나 13일 새벽 대부분 멎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말복(末伏)인 13일은 동해로 이동한 저기압의 영향에서 벗어나 대체로 맑은 가운데 강한 일사로 낮 기온이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예보했다.

일선 지방자치단체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11일 밤부터 재해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비상경계에 들어갔다.

인천시와 10개 군.구 공무원 910명은 비상 근무하며 촉각을 곤두세웠고, 경기도 역시 공무원 2천652명을 대기시켰다.

강원도는 도로, 교통 등 14개 부서가 비상 근무하면서 피해 우려 시설물을 점검했다.

◇침수.결항.입산통제..큰 피해는 접수 안 돼 = 피해 보고가 잇따랐지만 다행히도 큰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

서울에서는 11일 오후 10시께 금천구 독산동의 한 목욕탕에서 물이 빠지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은평구 녹번동의 한 가정집에서는 하수가 막혀 배수 작업을 벌였다.

시흥, 고양, 김포 지역에서는 주택 6가구가 침수됐다.

김포시 운양동에서는 높이 5㎜, 길이 70m의 LPG 충전소 축대벽이 무너졌으나 인명 피해는 없었다.

교통과 등산로도 통제됐다.

12일 오전 서울 동부간선도로 대부분 구간의 교통이 통제됐고,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 월악산, 북한산 등 5개 국립공원의 등산로 110개 구간은 입산이 통제됐다.

항공기의 결항이 잇따랐고, 여객선의 발도 묶였다.

11일 김포공항 발 포항행 여객기 4편이 기상 악화로 모두 뜨지 못했고, 완도와 목포, 여수, 통영, 제주에서 출발하는 14개 항로 22척의 연안 여객선은 출항하지 못했다.

이날 기상 악화로 인천과 서해 섬을 오가는 12개 항로 가운데 9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도 중단됐다.

북한강 수계에 있는 각 댐도 호우에 대비해 방류량을 늘리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강수력본부에 따르면 11일 오후 11시30분 현재 팔당댐 수문 5개를 3m 높이로 열고 초당 1천540t을 방류하고 있다.

(서울.인천.춘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