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이 차가워요."

피서 절정기를 맞아 동해안을 찾는 인파가 이어지고 있으나 경포를 비롯한 동해안 해변(해수욕장)은 최근 계속된 냉수대의 영향으로 바닷물 온도가 20℃ 이하를 기록하고 있어 물놀이를 즐기려는 피서객을 멈칫거리게 하고 있다.

동해안에는 지난달 19일 이후 최저 및 최고 기온이 평년보다 낮은 저온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바닷물 온도도 평년의 22∼24℃보다 훨씬 낮은 20℃ 이하를 기록하고 있어 피서객들이 바닷물을 차갑게 여길 정도다.

이 때문에 피서객이 백사장을 가득 메운 3일 강릉 경포 해변에도 정작 바닷물에 뛰어들어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바닷물에 들어갔다 나온 피서객들도 수건 등으로 몸을 감싸고 있어야 할 정도였다.

해수욕을 즐기는 피서객들에게 빌려주기 위해 백사장에 쌓아 놓은 튜브도 대부분 산더미처럼 그대로 쌓여 있는 모습이다.

또 해변에서는 불티나게 팔려야 할 팥빙수와 청량음료보다는 따뜻한 국물이 있는 컵라면이 오히려 인기를 끌었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해수욕을 즐기려면 표층 수온이 최소 22∼23℃ 이상 돼야 하는 데 강원 동해안 해변의 수온은 계속 20℃ 이하를 기록하고 있어 다소 추위를 느낄 정도"라며 "냉수대는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아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피서를 즐기던 김모(21.여) 씨는 "바닷물에 들어갔다 나오면 차가워 이가 떨릴 정도였지만 그래도 과감히 물에 뛰어들어 추억을 만들었다"며 "아쉽기는 하지만 백사장은 시원해서 피서에는 제격"이라고 말했다.

수상안전요원인 최모(23) 씨도 "바닷물이 차가워 오래 들어가 있기 쉽지 않다"며 "특성상 바닷물에 자주 드나드는 우리도 보온을 위해 밖에서는 옷을 입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지방기상청은 낮 최고기온이 25℃ 이하인 동해안의 저온현상이 이달 초순 전반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냉수대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yoo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