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부산에서는 시간당 최고 86㎜의 비가 쏟아지면서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출근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시민은 버스나 택시를 잡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버스정류장 인근이 어른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서 시내버스가 정차하지 못하자 승객이 도로 중간에서 승하차하는 아찔한 장면도 눈에 띄었다.

도로 곳곳이 침수돼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면서 평소보다 시내버스의 배차간격도 늘어났다.

부산 서구청 앞 정류소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이모(27.여) 씨는 "30분을 넘게 기다렸는데도 버스가 오지 않는다"라며 "택시를 타려고 해도 사람이 많아서 좀처럼 탈 수가 없어 회사에 지각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남포동 일대와 서면, 연산로터리, 수영로터리 등 주요 교차로 부근은 도로 침수 탓에 차량 운행이 느려 신호대기시간이 평소보다 2배 이상 길게 느껴졌다.

도로 곳곳에서 폭우에 하수관이 막혀 역류하거나 맨홀 사이에 분수처럼 물이 솟구치는 경우도 목격됐다.

지하철도 비에 흠뻑 젖은 출근 승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집중호우를 피해 지하철로 시민이 몰렸기 때문이다.

자녀의 유치원 가는 길을 배웅하러 갔다가 뒤늦게 휴원 소식을 듣고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많았다.

학부모 손모(38.여) 씨는 "비가 많이 와 걱정이 돼서 따라나섰는데 하루 쉰다는 이야기를 듣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날 부산시교육청은 폭우로 등교과정에서 사고발생 우려가 크고 정상적인 수업이 힘들다고 판단해 부산시내 293개 초등학교에 일제히 휴교령을 내렸다.

부산기상청은 오전 7시30분을 기해 호우주의보를 호우경보로 격상하고, 자정까지 최고 80㎜의 비가 더 올 것으로 예보했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win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