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과 저기압 결합이 폭우의 원인

올해 여름철 장맛비가 예사롭지 않다.

장마전선은 동서로 길게 형성돼 한반도 상공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과거 패턴과 유사하지만, 서해상에서 저기압이 발달한 탓에 특정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강수 기록을 경신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 국지성 집중호우로 강수기록 잇따라 경신 =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물폭탄'을 방불케 하는 국지적 집중호우로 강수량 기록이 일부 지역에서 역대 최고치를 이미 넘어섰으며, 기록 경신 지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지역은 장마가 시작된 6월20일부터 지난 12일까지 13일 동안 모두 490.4㎜의 비가 왔다.

이는 역대 최고치인 1940년의 958.7㎜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1980년 이후로는 가장 많은 강수량이다.

서울 지역에는 이달에만 12일 중 여드레 동안 407.5㎜에 달하는 비가 내려 195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역대 최고 강수량은 1940년의 893.5㎜다.

지난 7일에는 여러 지역에서 7월 중 1시간 최다 강수량 기록이 깨지기도 했다.

이날 오후 3시까지 부산의 1시간 최다 강수량은 73mm로, 1991년 7월15일 세웠던 역대 최고치와 같았으며, 장흥(57mm), 광주(70mm), 마산(59mm)은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부산과 마산의 7월 중 하루 강수량도 각각 291mm, 250mm로 역대 최고 기록을 깼다.

◇ 국지성 '물폭탄' 왜 잦나 = 지난달 20일 이후 우리나라 곳곳에 국지성 집중호우가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국지성 폭우는 장마전선 상에서 발달하는 서쪽 저기압의 영향이 크다.

통상 장마전선과 저기압은 독자적으로 발달하면서 비를 뿌리지만 올해는 유독 장마 기간에 중국 쪽에서 형성된 저기압이 확장해 장마전선과 결합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집중호우가 빈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저기압이 장마전선과 합쳐지면서 많은 수증기를 전선에 공급하는 사례가 잦아졌다"며 "저기압이 지나가는 특정지역에 집중적으로 비가 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중국 중부내륙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서해 상으로 형성되는 장마전선과 함께 북동진해 13일 밤부터 15일까지 우리나라에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 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