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와 고흥은 풍광이 뛰어난 '미니반도'다. 어느 곳에서든 쉽게 바다내음을 맡을 수 있는 데다 먹거리도 풍성하다.

특히 최근엔 발사가 지연됐지만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 덕분에 유명세를 타고 있다. 발사일정은 아직 미정이지만 운이 좋으면 휴가일정과 겹칠 수도 있다.

잘만 하면 남해 바다에서 근사한 휴가를 즐기며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선 발사장면까지 구경할 수 있는 덤을 챙길 수 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여수나 고흥으로 길을 잡아보면 어떨까.

#우주선 발사장면이 가장 잘 보이는 곳?

나로호는 고흥 외나로도의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다. 그러나 발사장면을 가장 잘 구경할 수 있는 곳은 외나로도 동쪽 바다 건너편의 여수 서부 해안의 섬들이라고 한다. 산행을 좋아하는 이들은 화양면 원포의 봉화산(371m)이나 화정면 백야도의 백호산(325m)이 안성맞춤.남면 금오도의 대부산(382m),화정면 개도의 봉화산(338m)도 뜨거운 뷰 포인트다.

해수욕을 하며 우주선 발사 장면을 구경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사도의 사도해수욕장과 남면 안도의 안도해수욕장이 그런 곳들이다. 이들 지역 외 낭도,상 · 하화도,개도,연도 등도 좋은 관망장소로 꼽힌다. 모두 발사장에서 직선거리로 15~20㎞ 범위에 있는 지역으로, 날이 맑으면 꼬리에 불꽃을 달고 하얀 연기궤적을 남기며 치솟는 발사체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숙박시설이 많지 않은 게 흠이다. 대개의 섬은 많아야 방 서너 개 정도인 민박집이 두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소원 들어주는 해맞이와 역사체험

여수는 훌륭한 1박2일 여행지다. 향일암 해맞이가 널리 알려져 있다. '해를 향한 암자'란 뜻의 향일암은 한국 4대 관음기도처 중 하나로 꼽힌다. 향일암으로 올라가는 길이 가파르지만 아이들도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다.

오동도는 여수시민의 휴식처.토끼모양의 작은 섬이었으나 지금은 긴 방파제로 연결돼 있다. 자생 오동나무가 빽빽하다. 한때 이 충무공이 대나무를 심게 했는데 그 대나무가 번성해 죽도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고려시대에는 오동도의 오동나무에 앉기 위해 봉황이 출현했으며 이는 왕조를 갈아치울 큰 인물이 태어날 징조라며 오동나무를 싹 잘라버렸다는 전설도 전한다.

진남관에 들러야 한다. 국보 304호인 진남관은 국내 최대 규모의 단층 목조건물.현존하는 전라 좌수영 건물로 유일하다. 임진왜란이 끝난 다음 해인 1599년 전라좌수사 이시언이 정유재란 때 불타버린 진해루 터에 세운 75칸의 객사다. 우정국이 생기고 처음으로 그림엽서를 만들 때 우리나라 상징물로 처음 사용되기도 했다.

충민사는 이 충무공과 관련된 최초의 사액사당.아산 현충사보다 103년 전인 선조 34년 통제사 이시언이 영의정 이항복의 계청을 받아 세운 사당이다. 오동도가 보이는 충민사 앞에 유물전시관이 자리해 있다. 이 충무공이 거북선을 만들고 수리했다는 선소도 있다.

마래터널은 전국 유일의 암반터널.등록문화재 116호다. 길이는 640m로 일제시대 정과 쇠망치로 팠다고 한다. 굴 내부는 차선구분이 없으며 100m간격으로 차량대기공간이 있다. 어두컴컴한 굴을 지나는 바람소리에 일제시대 삶의 아픔이 전해지는 듯하다.

2012여수세계박람회 홍보관도 들러보자.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세계박람회가 2012년 여수에서 열린다. 홍보관은 박람회에 관련된 내용을 영상 등 다양한 전시물을 통해 입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여수의 문화와 축제,관광지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