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로봇은 무언가 슬픈 듯한 표정을 짓는다. 어느 순간 살짝 미소를 머금다가 결연한 의지로 돌아선다. 전편에서 로봇들과 거리를 유지했던 카메라는 여기서 바짝 다가가 얼굴을 클로즈업으로 포착한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할리우드 액션영화 '트랜스포머:패자의 역습'은 무표정한 로봇의 얼굴에 감정을 불어넣으려고 한 노력이 역력하다.

로봇은 더 이상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완성된 인격체다. 인간의 선한 파트너로 지구를 수호하기 위해 또 다른 악의 로봇군단과 맞선다.

이 영화는 외화 사상 가장 많은 745만명의 관람객 수를 기록한 '트랜스포머'의 속편이다. 전편보다 5000만달러 늘어난 2억달러의 제작비를 투입,진일보한 컴퓨터그래픽으로 액션의 화려한 성찬을 펼쳐낸다. 관객들도 2시간30분간 꼼짝하지 못한 채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한다.

로봇들이 첨단 스포츠카에서부터 소형 승용차,대형 트럭으로 현란하게 변신하는 모습은 기본이다. 60여종의 로봇 중에서도 주인공을 유혹하는 여자 로봇과 박물관에서 깨어난 고대의 조상 로봇까지 등장하면 관객들은 무장해제되지 않을 수 없다.

이야기는 주인공 샘(샤이아 라보프)과 오토봇(착한 로봇)이 지구에 떨어진 신비의 물질 큐브를 차지하려는 디셉티콘을 격퇴한 1편의 2년 후가 배경이다. 대학에 진학한 샘은 여자친구 미카엘라(메간 폭스)와 범블비를 고향에 남겨두고 떠난다. 그러나 큐브가 샘의 몸에 들어가면서 다시 로봇들의 전쟁에 휘말린다. 잠들었던 악의 근원인 폴른이 되살아나고,패퇴했던 디셉티콘이 재차 지구를 습격한다. 12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