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 심리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여행업계도 휴가철 외국여행 수요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여행사들은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으로 급격히 위축됐던 여행 심리가 이달 초 `바닥'을 친 것으로 판단, 휴가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여행사들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경기 상황을 반영, 성수기에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외국여행을 즐길 수 있는 상품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외국여행 예약 슬슬 달아올라
24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22일 기준 7월 외국여행 예약이 작년의 80% 수준이지만, 예약 시점과 출발일 사이(리드타임)가 최근 짧아지는 점을 감안하면 점차 작년 수준의 예약률까지 도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모두투어도 이달 외국 상품 예약자가 지난달에 비해 크게 늘었고, 7∼8월 예약은 작년의 80% 수준까지 올랐다.

자유투어는 22일 기준 7∼8월 예약률이 작년 같은 기간의 40% 수준이지만, 유럽이 여행지로 강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 시장이 회복돼 매출과 수익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10% 정도 늘 것으로 전망했다.

여행사들은 외국여행 수요 증가를 기대하는 이유로 신종 플루가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점과 환율의 하향 안정, 작년 하반기 이후 대기 수요가 적체된 점 등을 꼽고 있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외국 유명 여행지의 숙박료도 낮게 조정되는 등 원가가 저렴한 것도 매력 포인트다.

하나투어는 30일 전에 예약하는 고객에게 최대 20만 원을 할인해주는 등 조기 예약 할인제를 시행하고 있고 모두투어도 조기 예약과 동반자 할인 등 가격 부담을 덜어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하나투어 정기윤 팀장은 "고심하다가 출발이 임박해서 상품을 예약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적체된 대기수요가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몰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행신문에 따르면 최근 패키지여행 및 항공권 판매업체 14곳을 대상으로 여름 성수기 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57%가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여행신문은 이달 초만 해도 얼어붙어 있던 시장이 중순부터 회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여름 성수기 국내 여행 동향을 전화로 설문조사한 결과 `여행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31.4%에 그쳤다.

이들 가운데 국내 여행을 가겠다는 응답이 91.5%로 대다수였고 외국 여행은 8.5%에 그쳐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외국 여행에 대한 부담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 일본 위축, 중국.유럽 강세
올 여름 외국 여행 선호지 특징은 일본 시장이 신종 플루 등의 영향으로 다소 위축되면서 상대적으로 중국이 강세를 보이고, 유럽의 비중이 커졌다는 점이다.

하나투어의 7∼8월 지역별 예약 비중은 동남아(30.7%), 중국(28.9%), 일본(16.3%), 유럽(12.7%) 순으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기간 동남아(33.2%), 일본(24.4%), 중국(24.1%), 유럽(7.2%)순과 비교하면 중국과 일본의 순위가 바뀌었고, 유럽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다.

모두투어의 경우 7∼8월 지역별 예약 현황을 분석한 결과 동남아(37.3%), 중국(21.9%), 유럽(11.6%), 일본(11.2%)순으로 나타나 유럽이 일본을 능가했다.

외국여행을 자주 가는 여행객은 가보지 못한 유럽을 올여름 목적지로 선택하고, `큰 마음 먹고' 외국을 나가보려는 여행객은 인근 국가를 짧게라도 다녀오는 상품을 많이 고르고 있다.

자유투어 최인선 과장은 "홍콩 3일, 베트남 3박5일, 일본 오사카 3일 등 짧은 일정의 여름휴가 상품의 예약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홍지인 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