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는 지금 '소송중'…장자연 사건후 연예인·기획사 10여건
고(故) 탤런트 장자연씨 자살사건 이후 연예계가 소송에 휩싸이고 있다. 최근 두 달 동안 연예인이 소속사를 상대로 소송(또는 가처분)을 제기하거나 연예기획사가 연예인을 상대로 소송을 낸 사례가 10여건에 달하고 있다. 장씨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권리 찾기에 나서고 있는 반면 기획사들은 연예인 측에 잘못이 있는 경우도 있다며 맞대응하고 있는 것.

연예인이 먼저 소송을 거는 경우는 대부분 신인 시절 맺은 부당한 계약을 해지하거나 밀린 출연료 등을 받기 위해서다. 인기드라마 '하트' 등에 출연한 신인 여배우 S씨는 최근 소속사가 수익 배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전속계약 해지 및 계약무효 가처분신청을 냈다.

인기그룹 멤버 L씨는 2007년 계약 당시부터 지급되지 않고 있는 계약금 2억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가수 K씨는 10년 전속 등 부당하게 맺어진 전속계약을 해지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인기 여배우 H씨는 수익배분 계약이 불공정하게 체결됐다며 소속사에 대해 8600만원을 달라는 소송을 냈다.

연예인 관련 소송을 전문적으로 맡고 있는 이용한 변호사는 "연예인들의 권리의식이 높아지고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획사들도 무단 이적하거나 연습을 게을리하는 연예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지난 4월엔 A사가 B씨 등 탤런트 9명이 일방적으로 소속사를 이적했다며 9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지난달 말엔 H사가 사생활 문란,불성실한 방송출연 등을 이유로 소속 탤런트 K씨에 대해 2억5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인기 여성그룹 멤버인 O씨도 열애설과 연습 불참 등으로 피소됐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