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배우 김해숙이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 앞에 가보니 눈물이 날 정도였다"며 감격해 했다.

김해숙은 15일(현지시간) 오후 10시30분 공식 경쟁 부문 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갈라 스크리닝에 앞서 박찬욱 감독, 송강호, 김옥빈, 신하균 등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다.

이날 만난 김해숙은 "칸은 젊은 배우들만의 무대인 줄 알았는데 오게 돼 정말 행복하다"며 "중견배우로서 내 나이에 세계적인 배우들하고 같이 서서 세계 언론에 비치고 평가받는다는 것 자체만으로 가슴이 벅차고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고 말했다.

이어 "칸에 대해서는 영화제만 떠올랐고 먼 도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평생 관광으로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데 온 세계의 배우들의 꿈인 레드카펫을 밟으러 왔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이런 기쁨에 14일 저녁 칸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뤼미에르 대극장을 찾았다는 그는 "늦은 시간에 도착했는데도 맨 먼저 뤼미에르 극장에 가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해숙은 이날 노란색 한복을 입고 레드카펫에 올라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전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이 쏠린 행사에서 그는 우아한 한복의 아름다움을 뽐냈다.

김해숙은 '박쥐'에서 암에 걸린 아들(신하균)을 살리고자 상현(송강호)을 집으로 부르는 나여사 역할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그는 "사실 이곳 반응이 굉장히 궁금했는데 반응이 좋아 배우로서 뿌듯했다"며 "칸까지 오게 됐는데 이를 계기로 중년배우들도 재조명됐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쥐'의 여주인공 김옥빈은 "기쁜 건 두말할 것도 없고 이런 곳에 올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영화작업을 끝내고 나서는 피만 봐도 즐겁고 다른 영화에 나오는 피만 봐도 정겨울 정도로 '박쥐'에 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칸<프랑스>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