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도착한 두바이엔 비가 흩뿌린다. 기대하지 않던 바람이 시원하다.

열사의 뜨거움에 대한 걱정은 기우였나.

가이드는 오후부터 30도가 넘게 뜨거워진다고 귀띔한다.

호텔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본 시내에는 현대식 건물들이 즐비하다.

걱정이 앞선다. 두바이는 사막에 세운 서구식 도시에 지나지 않는 것은 아닐까.

그 걱정이 오해였음을 깨닫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Take1

두바이 여행에서 호텔은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최고 수준 호텔이 수두룩하다. 세계에서 숙박료가 가장 비싸다는 '버즈 알 아랍'.이곳의 컨셉트는 초럭셔리다.

내부에 들어서면 큰 분수와 함께 황금빛 거대한 기둥들이 시선을 끈다.

202개의 객실 모두 스위트룸이다. 가장 싼 방이 1박에 200만~300만원 선이다. TV부터 화장실 세면대까지 온통 황금빛으로 장식한 최고층의 로열 스위트룸은 하룻밤 묵는 데 7200만원 선.쇼핑부터 아이 보기까지 모든 것을 개인 집사가 처리해준다.

너무 비싼 가격에 고개가 저어진다면 '버즈 알 아랍'의 레스토랑에 들러보는 것은 어떨까. 이곳 수석총괄주방장은 국내에서도 유명한 에드워드 권씨다.

가족들과 여유로운 휴양을 꿈꾼다면 '아틀란티스'로 가보자.리조트 타입의 이 호텔은 바다를 메워 만든 섬 '팜 주메이라'에 있다. 국내 '캐리비안 베이' 같은 워터파크는 이 호텔 최고의 자랑거리.마치 동남아 해변의 휴양지에 온 듯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숙박을 하지 않는다면 호텔 내 대형 수족관 '로스트 챔버'를 추천한다. '아틀란티스'를 형상화한 이 테마 수족관은 수천여종의 희귀한 물고기들로 가득 차 있다.

# Take2

중동에 와서 사막을 보고 가지 않는다면 섭섭하다. 느지막한 오후,지프로 사막을 횡단하는 '데저트 사파리'에 참여하기 위해 차에 오른다.

두바이 시내에서 차로 20~30분만 나와도 주변은 온통 모래밭.4륜 구동 지프가 사막에 들어서기 전 미리 타이어 바람을 약간 빼놓는다. 바퀴가 모래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지프가 사막에 들어서면 손잡이를 놓지 마시길.차가 모래 속으로 푹푹 꺼지면서 심하게 덜컹댄다.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스릴 있다.

사막 위에서 감상하는 석양은 왠지 구슬프다. 시리도록 아름다운 광경이다. 스쳐가는 바람은 고운 모래를 간간이 흩날린다. 함께 간 사람들은 누구라 할 것 없이 각자의 마음 속에 자리 잡은 이름을 모래 위에 써 넣는다.

잠시 허전한 여행객의 마음은 '데저트 사파리'의 마지막 코스인 야외 바비큐 파티로 흥이 오른다. 푸짐한 양고기,닭고기,아랍식 샐러드와 함께 와인마저 무한 서비스다.

해는 어느덧 저물고 달빛과 희미한 캠프장 조명만이 사막의 밤을 비춘다. 와인 때문인지,사막의 고즈넉함 때문인지 취기가 슬며시 돌 무렵,한 여성 밸리댄서가 홀연히 등장한다. 그의 열정적인 무대에 파티의 여흥은 한껏 달아오른다. 인종도 다르고 국적도 다른 관광객들은 함께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 이윽고 모두 쏟아져 나와 함께 춤을 추며 어우러진다.

두바이=백수전 기자 jerry@hankyung.com

# 여행 TIP

두바이는 아랍에미리트(UAE)의 6개 토후국 중 하나다. 인구는 160만명 정도이며 외국인이 약 80%를 차지한다. 어디서든 영어가 통용된다. 한국보다 5시간 늦다. 4월부터 여름이며 8월엔 온도가 40도 넘게 치솟는다. 화폐는 디르함을 쓴다. 1달러에 3.67디르함으로 고정돼 있다. 달러로 환전한 후 두바이에서 디르함으로 바꾸자.물가는 한국과 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편이다. 전기 플러그는 3개짜리를 쓴다. 에미레이트항공(02-2022-8400)이 인천~두바이 직항편을 운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