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장동건 씨와 가수 최성수 씨가 배우 겸 가수 임창정 씨에게 일조권 다툼에서 패소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민사합의14부(임채웅 부장판사)는 장씨와 최씨 등 서울 서초구 잠원동 A 아파트 소유자 15명이 임씨 등 13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임씨 등은 A 아파트 인근에 있던 지하 1층, 지상 9층 건물을 헐고 2007년 3월부터 지하 2층, 지상 16층 건물 신축공사를 시작, 지난해 3월께 골조 공사를 마쳤다.

이 건물은 측정 지점에 따라 A 아파트와 27∼42m 거리에 자리 잡았는데 A 아파트 거주자의 시야를 일부 가리고 햇빛을 가려 일조 시간도 이전보다 줄었다.

이에 장씨와 최씨 등은 건물 가치 하락을 이유로 880만∼8천300만 원을 배상하라고 임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일조권이나 조망권 감소가 수인한도(受忍限度)를 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수인한도란 환경권의 침해나 공해, 소음 등이 발생해 타인에게 해를 끼칠 때 피해의 정도가 서로 참을 수 있는 한도를 일컫는다.

재판부는 "장씨 등이 소유한 A 아파트의 각 호실은 건물 북서쪽과 남동쪽에 모두 창문이 있는데 신축 건물은 상대적으로 작은 남동쪽 창문의 일조량에 영향을 줄 뿐이어서 주요 창(窓)의 일조(日照)에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또 남동쪽 창문의 채광 기능을 고려하더라도 이들의 일조량 감소가 상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한된 공간에 다수가 거주하는 도시에서는 건물 신축으로 일조량이 줄었다는 점만으로 바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사회적 용인 한도를 초과한 경우에만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며 "A 아파트의 통풍이나 채광, 조망이 일부 방해받았더라도 수인한도를 넘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법원은 고(故) 최진실 씨 등이 임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일조권 소송에서도 원고 패소 판결한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sewon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