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몽골에서 날아온 누런 먼지로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황사 예비특보가 내려진 16일 출근길 시민들은 마스크를 쓰거나 손수건으로 입을 가린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버스 정류장 등에서는 눈에 미세먼지가 들어가 따끔거리는지 안약을 넣는 시민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경기 의정부에서 강북구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차정우(33)씨는 "올해 황사가 심하다고 해 동료들과 공동구매로 15만원짜리 마스크를 장만했다.

이걸 쓰고 나오니까 그나마 좀 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모(48)씨는 "등촌동에서 여의도까지 자전거나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데 황사가 심한 날은 차가 망가지고 자전거는 탈 수 없어서 통근버스를 타고 다닌다"고 말했다.

청량리역 부근에서 만난 회사원 김모(30.여)씨도 "원래 기관지가 안 좋아 황사가 심한 날은 괴롭다.

오늘도 황사가 심할 것이라는 예보를 보고 마스크를 쓰고 나왔다"고 말했다.

지하철 역이나 버스 정류장 인근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무료 신문을 배포하는 사람들은 아침부터 찾아온 뿌연 황사에 목 아픔 등을 호소했다.

왕십리역 앞에서 오전 6시 반부터 무료 신문을 나눠주던 방순자(70.여)씨는 "밖에 오래 있다 보니 목이 칼칼하고 눈이 맵다.

코로 숨쉬기가 힘들어서 마스크를 쓰고 싶은데 안경 때문에 김이 서려 못 쓰고 있다"며 "얼른 들어가고 싶지만 한 푼이라도 벌어야 하니 어쩔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청량리역 부근에서 요구르트를 배달하는 김모(56.여)씨는 "돌아다니는 직업이다 보니 항상 조심하는데 황사가 심하면 마스크도 소용없다고들 해서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강북구 수유동에서 가판을 운영하는 이모(62)씨는 "아침 5시 문을 열었는데 먼지가 너무 쌓여 계속 털어내고 있다.

밖에 비닐 천막도 하나 더 친 상태"라며 "창문을 열어놔서 목이 좀 따갑지만 손님을 상대해야 하니까 마스크를 쓰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왕십리역 오거리에서 교통정리를 하던 이모(59)씨는 "심한 날은 입에 모래도 씹히는데 오늘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도로 한복판이라 그런지 눈이 까끌까끌하고 붉게 충혈되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