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햇살에 노출된 포도나무는 해갈을 위해 아래로 뿌리를 내뻗으며 물을 찾기 시작한다. 이렇게 얻은 물과 잎으로 빨아들인 이산화탄소로 포도당을 만들어낸 뒤에는 산소를 내뿜는다. 그러면 인간은 포도의 단맛을 즐거이 취하고,포도나무가 돌려준 산소도 마신다. '

와인박사 안준범씨가 《와인 읽는 CEO》(21세기북스)에서 들려주는 하늘 · 땅 · 사람의 공생 원리입니다. 파리3대학과 소르본대학에 이어 프랑스 와인대학을 졸업하고 이탈리아 소믈리에 자격까지 딴 그의 얘기에는 잘 숙성된 와인의 향기와 삶의 성찰이 함께 묻어납니다.

와인 장인들이 '최고의 와인에는 포도나무를 둘러싼 하늘과 땅,사람의 조화가 예술적으로 담겨 있다'고 말하는 이유를 알 것 같군요.

"한 병의 와인에는 세상의 어떤 책보다 더 많은 철학이 들어 있다"(루이 파스퇴르)는 명언도 실감납니다.

저자의 메시지는 '한 잔의 와인에서 배우는 천 · 지 · 인의 지혜 19가지'에 잘 녹아 있습니다. 그 중에서 10가지를 뽑아 소개합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나무가 특별한 와인을 만든다-부족할수록 더 노력해야 살아남는다. △미래를 위해 삶의 가지를 정리하라-무분별하게 뻗는 가지는 당도를 낮춘다. △상식 파괴로 진정한 고수가 되어라-남과 다른 선택은 강한 자기확신에서 나온다. △나만의 나무통을 찾아라-자신의 특성에 맞는 목표와 가치를 조율하라.△넣고 빼고 섞는 블랜딩의 지혜를 배워라-독창적인 철학을 푯대삼아 최상의 비율로 경험을 블랜딩하라.

△자신의 가치를 표현하는 향기를 만들라-삶의 곳곳에서 만나는 것들을 엮어 경쟁력을 키워라.△절묘한 균형감이 가치를 높여준다-최고의 와인은 요소들이 조화를 이룬 것.△성공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어라-최고의 샴페인은 오랜 기다림과 효모의 숭고한 맛에서 탄생된다.

△매너,그 유쾌한 긴장감을 즐겨라-최고의 분위기와 최상의 기쁨,유쾌한 매너를 즐겨라.△신출내기에게 깊이를 강요하지 말라-어린 와인의 혈기왕성함과 발랄함도 소중히 여기자.

/ 문화부 차장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