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 내려가다 보면 마치 빅뱅 멤버 각자가 육성으로 자기 얘기를 읽어주는 거 같아요. 이것이 일명 음성지원 시스템?" "밤을 새워 읽었어요. 길거리 캐스팅으로 반짝 스타가 된 줄 알았는데,그 고생을 몰랐다니.읽는 내내 눈물이 났어요. "

어떤 책이 이렇듯 열광적이고 즉각적이며 생생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까? 《세상에 너를 소리쳐!》(쌤앤파커스 펴냄)는 책을 출간한 우리조차 놀랄 만큼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예약판매만으로 1위,출간 후 3주 연속 1위,발행 3주 만에 23만부 판매….

단순한 팬덤(fandom:특정한 인물이나 분야에 열광하는 현상)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이 책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40대 주부인데 아이 주려고 샀다가 내가 먼저 읽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 수억 원을 들여도 사거나 조작할 수 없는 독자들의 살아 있는 평가가 이미 이 책의 진가를 말해주고 있다.

◇"연예인 책 폄하하는 건 촌스럽다"=작가 이외수씨는 자신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이 책에 대해 몇몇 언론이 제기한 상술 논란을 일축하며 "합당한 노력이 있었다. 연예인 책이라고 상술 운운하는 건 촌스럽다"고 평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걔네들이 무슨 책? 딴따라들이잖아' 하는 분이 있으리라.당연하다. 우리도 일견 그랬으니까.

처음 기획팀 직원이 '빅뱅 책'을 내자고 제안했을 때 다들 의아해했다. 자기계발서 분야에서 열혈독자를 확보하고 있는 쌤앤파커스가 연예인 팔아 장사하자는 심보를 가진 집단처럼 비쳐질까 걱정도 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멤버들이 서바이벌 방식을 거쳐 그룹으로 탄생된 과정을 담은 '리얼다큐 빅뱅'을 보고 모두들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이제까지 성공담은 늘 먹물 든 꼰대들의 이야기뿐이었다. 지금의 10대들이 열광하는 또래,그 중에서도 누구보다 먼저 꿈의 행보를 시작한 빅뱅의 메시지라면 기왕의 책들과는 뭔가 다른 게 나올 거라 기대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이자 빅뱅 소속사 사장인 양현석 대표도 우리의 기획 취지에 공감하고 의기투합했다. 원고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40대부터 30대들이 즐비한 우리 출판사 구성원 모두가 누구보다 열렬한 빅뱅 팬이 되었기에,혹시라도 멤버들의 손에서 미흡한 원고가 나오면 가필과 윤색을 해 좀 더 그럴듯하게 꾸며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내심 '노래면 몰라도 글은…' 하는 마음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오산이었다. 20대 초반의 멤버들이 써온 원고에는 어떤 달필가도 그려내지 못할 프로의 기(技)와 심장을 벌렁거리게 하는 경험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빅뱅에게 반했다고 말하면서,우리도 어쩔 수 없는 먹튀(먹물 튀긴 사람)였던 게다.

◇"나는 오늘부터 내 꿈을 찾을 것이다!"=책이 많이 팔려서 좋다. 편집자란 자기 이름을 단 책이 베스트셀러에 걸리는 순간,가장 큰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은 책하고는 담을 쌓고 살던 어린 독자들이 이 책을 읽고 '나도 내 꿈을 찾아야지''정말 내가 하고 싶은 건 뭔가?''뭐든 되려면 빅뱅처럼 해야 한다'고 책의 구절구절을 좌우명 삼아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기하급수적으로 퍼지는 입소문의 괴력이 '한번 읽고 마는 연예인 책'이라는 선입견의 꺼풀을 벗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도 미심쩍은 마음이 든다면,퇴근길 서점에서 이 책 한번 들춰보시라.정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