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개막..유화 37점 등 110여점 전시

오스트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는 전세계적으로 애호가 층이 넓은 화가다.

유럽을 풍미하던 미술 사조들을 흡수해 황금빛과 화려한 색채로 상징되는 독특한 표현력과 장식적인 효과를 더한 작품은 세기말 빈 문화예술계에 열띤 미학적 논쟁을 낳으면서도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했고 오늘날까지도 인기다.

지난 2006년 6월에는 화장품 재벌인 로널드 로더가 클림트의 1907년작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 1'을 1억3천500만달러에 사들여 당시 회화 부문 최고 거래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미술관 등이 내달 2일부터 5월15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클림트의 황금빛 비밀-토털아트를 찾아서'전을 연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는 처음 열리는 클림트 작품전이다.

벨베데레 미술관을 중심으로 12곳의 미술관과 개인 소장자 등으로부터 모은 클림트의 유화 37점과 드로잉, 벽화 등 110여점의 작품이 전시되며 클림트와 관련된 각종 사진과 설치물 등까지 따지면 전시 품목은 200여점에 달할 정도로 '블록버스터'형 전시다.

이 전시를 주관하는 기획사 ㈜문화HD는 "보험가액만 25억유로(약 4조5천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전시 작품은 팜므파탈의 여성상을 그린 1901년작 유화 '유디트1', 에로스의 상징인 호피무늬와 다산을 상징하는 꽃 아네모네를 넣은 1917년작 유화 '아담과 이브', 풍경화 솜씨를 보여주는 1912년작 '캄머성 공원의 산책로(아터제 호수근처)' 등이다.

또 빈 분리파가 베토벤에게 경의를 표하며 1902년 연 '14회 빈 분리파 전시회' 때 클림트가 선보였던 벽화 '베토벤 프리즈'의 이동용 복제본이나 클림트가 관여했던 포스터룸 재현공간 등은 아카데미즘에서 탈피해 미술, 건축, 공예, 음악 등 토털아트를 추구한 빈 분리파의 미술사적 가치를 살펴볼 수 있게 한다.

젊은 시절 그린 1883년작(추정) '여성 누드 스터디' 등은 클림트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많은 여성들을 에로틱하게 그리면서 '호색한'으로 지칭돼온 클림트가 자신이 낳은 사생아 '구스타프 짐머만'을 그린 초상화와 각종 사진 자료로 꾸며지는 공간은 클림트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이번 전시에 '키스'나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의 초상1' 등은 빠졌지만 벨베데레 미술관이 이번 전시이후 더 이상 해외 전시를 열지 않을 계획인 만큼 향후에는 국내에서 이만한 수준의 클림트전을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입장료는 성인 1만6천원(어린이 5천원, 청소년 8천원)으로, 미술전으로서는 비싼 편이다.

☎02-334-4254.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